국립박물관문화재단(사장 윤금진)은 근현대사의 애환과 질곡을 표현한 대표 한국 가곡을 음악극으로 만나는 '이야기가 흐르는 가곡다방'을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극장 용'에서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당초 4월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두 달 가량 연기됐다.
이번 공연은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10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한국예술가곡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고 1920년대 초기 가곡부터 1960년대까지 민족의 애환을 이야기와 노래로 엮은 가곡을 선보인다. 이 공연은 단순히 곡을 나열하는 형식의 음악회가 아닌, 가곡이라는 장르가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쉽고 재미있게 가곡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도록 스토리와 음악이 함께 어우러져 완성하는 가곡 음악극이다.
지금은 찾는 이도 뜸해진, 과거 젊은 시인과 음악가들이 활발하게 교류했던 '가곡다방'이라는 공간이 있다. 가끔 찾아오는 손님에게 다방 주인이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일제 강점기부터 해방과 전쟁의 역사를 겪은 한 청년의 파란만장한 삶과 그 시대를 담아냈던 가곡이 함께 녹아있다. 가곡다방은 100년의 시간을 품은 공간과 그 곳을 스쳐간 인연들의 이야기를 예술을 사랑했던 한 청년의 삶을 통해 다채롭게 펼쳐진다.
아트컴퍼니 길의 대표이자 작,연출가로 활동해 온 연경진이 가곡의 시어를 스토리 속 인물들의 이야기에 절묘하게 담아내며 가곡 주크박스 음악극으로 완성했다. 젊은 작곡가 나실인이 참여해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 가야금과 해금을 활용한 현대적인 편곡으로 익숙하게 알고 있던 가곡 선율에 신선함을 더한다.
일제 식민시대 고향 상실의 슬픔과 고독을 노래한 곡('고향', '가고파'), 해방이후 김소월 시의 향토성을 우리식의 독창적인 창작어법 표현한 곡('산유화', '접동새'), 한국고전의 '멋'대한 기억을 불러 낸 곡('고풍의상'), 전쟁으로 인한 이별의 아픔을 노래한 곡('떠나가는 배'), 전쟁의 참담한 심정을 해학적으로 표현한 곡('명태'), 이루지 못한 애틋한 사랑을 서정적인 멜로디로 승화시킨 곡('동무생각') 등 한국을 대표하는 20여 곡의 명 가곡을 만날 수 있다
테너 이현 이재욱, 바리톤 송기창과 소프라노 정선화 정혜욱 이아연까지 6인의 실력파 국내 성악가들이 나서 노래와 연기를 선보인다. 또한 류창우 이현주 배우가 함께해 극에 몰입감을 더한다. 라이브 연주에는 피아니스트 이미나, 기타리스트 천상혁, 가야금 연주자 이가빈과 해금 연주자 양희진이 참여한다.
가곡에 대한 보다 전문적인 지식에 목마른 이들을 위하여 매 공연 1시간 전 한국 가곡사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가곡인문학 렉쳐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강연자로는 25, 26일에는 음악학자 민경찬이, 27일에는 한국가곡연구소장 최영식이 나선다.
음악극 '이야기가 흐르는 가곡다방'은 25일(목), 26일(금) 저녁 8시와 6월 27일(토) 오후 3시 국립중앙박물관 극장'용'에서 3회 공연으로 예정되어 있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