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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졌잘싸'는 평가를 받지 못하는 SK. 미스플레이 종합병동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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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졌잘싸'라는 줄임말이 있다. '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말이다. 최선을 다했음에도 졌을 때 팬들이 하는 말이다. 그런 경기는 선수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SK 와이번스의 패배를 보면 '졌잘싸'라는 말을 할 수가 없다.

최근 경기를 보면 긍정적인 점을 발견하기 힘들다. 타자들이 점수를 뽑지 못하고 투수들이 무너지면서 패하지만 거기에 어이없는 미스 플레이들이 들어가 있다. 더그아웃에서 열심히 응원하던 선수들은 물론 TV로 경기를 시청하는 팬들의 힘을 빼는 실수들이 계속 나온다.

두산 베어스에 2대4로 패한 27일 경기에서도 혀를 차게하는 플레이가 1회말부터 나왔다. 1사 1,3루서 김재환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 때 1루주자 최주환이 2루로 태그업을 했다. 중견수 플라이에서 1루주자가 2루로 태그업을 하는 것은 잘 볼 수 없는 장면. 펜스 끝에서 잡더라도 시도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최주환은 2루로 달렸고 세이프가 됐다. 2루에 수비수가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중견수 노수광이 던진 공을 마운드 쪽에 있던 1루수 로맥이 2루쪽으로 달려가며 잡아 김성현에게 던졌지만 세이프. 유격수 김성현은 중계플레이를 위해 외야쪽으로 나가 있었는데 2루수 최준우의 위치가 애매했다. 최준우는 1루가 비어있어 1루쪽으로 가다가 다시 2루로 향했지만 늦었다. 이후 오재원이 아웃돼 추가 실점은 없었지만 득점권에 주자를 보냈다는 것 자체가 팀 분위기를 떨어뜨릴 수 있는 플레이였다.

어이없는 견제사도 있었다. 그것도 1점을 준 뒤 곧바로 이어진 2회초 공격에서 선두타자 정진기가 안타를 치고 나갔는데 곧바로 견제사 한 것. 6번 정의윤에게 2구째를 던지기 전에 셋포지션을 취하려던 유희관이 갑자기 1루로 견제구를 뿌렸고 리드를 했던 정진기가 깜짝 놀라 1루로 돌아왔지만 1루수의 태그가 먼저였다.

1-1 동점이던 상황에서 실점을 하는 안좋은 상황에서 선수들의 힘이 더 빠지게 하는 실책까지 나왔다. SK는 5회말 3점을 내주며 1-4로 뒤졌다. 잘 던지다가 무너진 SK 선발 문승원은 2사 1루서 5번 오재원에게 유격수앞 땅볼을 유도하며 이닝을 끝내는가 했다. 하지만 유격수 김성현의 글러브에 들어갔던 공이 다시 그라운드로 떨어졌고 김성현이 다시 잡아 1루로 던졌지만 이미 오재원이 1루에 도착했다. 다시 2사 1,2루가 됐고, 결국 SK는 투수를 박민호로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실수들이 실점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다른 팀이라면 이러한 실수들이 당장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다음에 잘하면 된다'라고 툭툭 털 수도 있다. 하지만 3승15패의 최악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SK에겐 이런 미스 플레이 하나가 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저런 플레이가 나올 수록 '오늘도 힘들겠다'라는 생각이 긍정적인 마인드를 덮어버린다.

너무 승패에 몰입하다보니 선수들이 해야할 기본적인 플레이들이 되지 않는 것. 물론 코칭스태프가 강조하고 있지만 경기 중에 발생하는 일이니 어떻게 할 방도가 없다.

SK에겐 지더라도 잘 지는 것이 필요하다. 깔끔하게 플레이를 하고 져야 아쉬움이 없기 때문이다. 정신력으로 버텨야하는데 미스 플레이가 나올수록 선수들의 자신감은 더 떨어진다. SK 염경엽 감독은 "성적은 감독이 책임지니 선수들이 진짜 편하게 경기를 하면 좋겠다"라고 말하는 것도 이런 플레이들이 선수들이 편하게 경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