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KIA 타이거즈의 중견수 최원준(23)의 수비는 마치 '아마추어' 같았다.
최원준은 27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기록되지 않은 두 개의 실책을 범해 불안함을 노출했다.
첫 실책은 1회 말에 나왔다. 1사 이후 KT 김민혁의 타구 판단을 잘못해 뒤로 빠뜨리고 말았다. 가운데 펜스까지 굴러간 뒤에야 잡을 수 있었다. 그 사이 김민혁은 빠른 발을 이용해 3루타를 만들었다. 기록은 실책이 아닌 안타였다. 이후 후속 조용호의 좌전 적시타가 나오면서 김민혁이 가볍게 홈을 밟아 KT가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두 번째 실책은 6회에도 나왔다. 2사 이후 황재균이 친 타구가 유격수, 좌익수, 중견수 사이로 향했다. 모두 포구를 위해 달려간 상황에서 가장 빨리 도착한 건 최원준이었다. 그러나 최원준은 달려오던 가속력을 줄이지 못하고 낙구 지점을 지나쳐 버렸다. 잡기에 약간 애매한 타구이긴 했지만, 충분히 잡을 수 있기도 했다. 이번에도 최원준의 플레이는 실책이 아닌 안타로 기록됐다.
올 시즌 최원준은 외야수 부문에서 한동민(SK 와이번스) 김민혁(KT 위즈)와 함께 최다 실책(2개)를 기록 중이다. 이번 시즌 호수비도 종종 있었지만, 실책이 더 많았다. 지난 6일 광주 키움전에선 8회 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서건창의 중견수 쪽으로 뻗은 타구를 최원준이 공을 잡기 위해 뒤로 뛰다 타구 포착에 실패, 우왕좌왕 볼을 놓치고 말았다. 그 사이 서건창은 빠른 발을 이용해 3루까지 내달렸다. 당시에도 결과는 실책이 아닌 안타로 기록됐다. 지난 7일 경기에서도 무리한 3루 송구로 타자 주자를 2루에 보내는 등 조급한 마음을 여과없이 노출했다.
물론 최원준을 이해할 여지는 충분하다. 지난 시즌 풀타임을 뛰었던 이창진이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허리 디스크가 재발돼 재활 중이었다. 전문 중견수 김호령도 개막 직전 재활군으로 가는 바람에 중견수 자원은 최원준과 문선재밖에 남지 않았다. 결국 수비 멀티 능력을 보유한 최원준이 주전으로 낙점받았다. 다만 최원준이 유틸리티 플레이어이긴 하지만 고교 시절 주로 내야 수비를 담당했었다. 다만 트레이드로 장영석이 영입되는 등 내야수가 정리되면서 최원준이 설 자리는 외야밖에 없었다.
최원준이 불안함을 보이면서 김호령과 이창진의 복귀가 절실해졌다. 수비에서의 잔실수 때문에 점수를 내주고 좋은 팀 분위기가 깨지는 걸 막기 위해선 이들의 빠른 복귀가 필요하다. 다행히 둘 중에서 김호령이 가장 먼저 2군 실전을 소화하고 있다. 실전 복귀 초반이라 타석수를 관리하며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맷 윌리엄스 감독에 따르면, 이창진은 기술 훈련에 돌입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김호령과 이창진이 6월에 돌아올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수원=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