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어, 이 선수가 왜 없지?"
한국프로축구연맹는 매주 K리그1과 K리그2 라운드 MVP와 베스트11을 공개한다. 해당 라운드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이름을 올린다. 라운드 MVP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뽑힌다. 2경기 연속 멀티골을 넣은 주니오가 1, 2라운드 MVP에, 3라운드에서는 상주의 강상우가 선정됐다.
하지만 베스트11은 상황이 다르다. 명단을 보면 고개를 갸우뚱할 때가 있다. 예상했던 이름이 빠지고, 의외의 이름이 올라올 때가 많다. 몇가지 사례를 보자. K리그2 1라운드 최고의 선수는 단연 안드레 루이스(대전하나)였다. 데뷔골은 물론, 엄청난 개인기량을 앞세워 대전하나시티즌에 창단 첫 승을 안겼다. 그의 괴물 같은 활약에 언론은 물론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정작 안드레는 K리그2 1라운드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K리그1 1라운드 베스트11도 의아하기는 마찬가지다. 'K리그 최고의 외인'으로 불리는 세징야를 완벽히 묶으며 '마하지성'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마하지(인천)가 제외됐다. 마하지는 괴물 같은 활약으로 대구를 무실점으로 묶으며 인천에 귀중한 승점 1을 안겼다. K리그1 3라운드 베스트11에서도 10대 답지 않은 과감한 플레이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홍시후(성남)의 이름은 볼 수 없었다.
물론 객관적인 데이터가 풍부한 야구와 달리, 축구는 주관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공신력이 있어야 하는 연맹의 라운드 베스트11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일단 이 답을 찾기 위해서는 라운드 베스트11 선정 방식부터 살펴봐야 한다. 라운드 베스트11은 현장에 파견된 경기감독관이 경기 관전하며 해당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에게 매긴 평점을 바탕으로 선정된다. 평점은 최하 4점부터 최대 10점으로 이루어지며, 평균적인 퍼포먼스를 보인 경우를 6점으로 본다. 0.2점 단위로 나눠지는데, 팀 공헌도(50%), 포지션 역할 수행능력(20%), 기술숙련도(20%), 경기매너(10%) 등을 고려한다.
이어 매 라운드가 종료된 후에는 경기평가회의를 진행한다. K리그1 6경기, K리그2 5경기에 출장했던 경기감독관이 모두 참석한다. 경기감독관들의 토론 및 합의에 의해 포지션별 활약도가 높은 선수를 선정되는데, 평점 6점 이하의 선수는 선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경기 평점, 팀 승리 여부, 공격포인트 기록 여부, 선수 개인의 플레이 수준, 경기의 품질과 재미, 팀의 공격적 성향 등을 총망라해 라운드 베스트11을 선정한다.
세부적인 평가로 진행되지만, 공격포인트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앞서 언급한 안드레, 홍시후 대신 선발된 선수는 결승골을 넣은 박용지(대전하나), 동점골의 주인공 권순형(성남)이었다. 물론 축구는 골로 말하는 스포츠지만, 박용지와 권순형의 경기 전체 영향력은 그리 크지 않았다. 특히 수비수 부분은 골을 넣은 선수가 대부분 선정되는 모습이다. 유럽축구의 영향으로 후스코어드닷컴, 옵타 등의 평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 팬들의 평가는 단순히 골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축구에도 최근 들어 데이터 분석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는만큼 '이에 대한 반영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연맹 역시 이 같은 부분에 대해 인지하는 모습이었다. 연맹 관계자는 "선수의 활약도에 대한 평가에는 어느 정도 주관적 요소가 있을 수밖에 없고, K리그 경기감독관들은 현장 경험이 많은 축구인들이기 때문에 전문가의 시각을 존중해야 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고 전제한 뒤 "다만 앞으로 부가데이터 등을 활용해 선정작업을 더 정밀화하기 위한 여러 방안들을 검토해볼 예정"이라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