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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리포트]'기록되지 않는 수비 디테일' SK, 방망이는 두번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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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디테일'의 차이. SK 와이번스가 기록된, 기록되지 않는 실수들로 최악의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선수들의 더 강한 집중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연장전에서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둔 일요일까지만 해도 이렇게 힘 없이 물러날 줄은 몰랐다. 24일 KIA 타이거즈를 연장에서 꺾고 연패 탈출에 성공한 SK는 26~27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주중 3연전 시리즈에서 2패를 먼저 기록하면서 또다시 지겨운 연패의 늪에 빠졌다. 개막 후 3승16패. 아직 120경기가 넘게 남아있다고 해도 지금의 분위기만 놓고 보면, SK는 출발이 꼬여도 단단히 꼬였다.

26일 두산전에서 SK는 다 이겼던 경기를 불펜 난조와 수비 실책 때문에 역전패를 당했다. 선발 박종훈이 7이닝 2실점(1자책)으로 훌륭한 투구를 펼치고 물러난 후 8회 화를 키운 서진용의 부진은 분명 실망스러웠다. 하지만 실점 과정에서 나온 포수 이현석의 송구 실책은 흔들리는 투수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또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외야 타구 처리에 있어서도 미숙한 플레이들이 겹쳤다.

이튿날인 27일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SK 타자들은 두산 선발 유희관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유희관을 상대한 7이닝 동안 단 1점을 뽑는데 그쳤다. 실제 SK는 팀 타율, 팀 홈런 꼴찌다. 공격에 대한 고민이 크고, 최근 거포 한동민까지 부상으로 빠지면서 타격 부담감은 더욱 늘어났다.

하지만 공격보다도 진짜 문제는 수비다. 이날 SK가 기록한 수비 실책은 2개. 그러나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더하면 체감 실수는 그 이상이었다. 1회말 선취점을 허용하는 부분에서도 기록되지 않는 실수가 있었다. 1사 1,3루 위기에서 두산 김재환이 친 타구를 중견수 노수광이 잡았다. 3루 주자 득점은 막을 수 없고, 노수광은 1루주자의 2루 진루를 막기 위해 공을 2루로 뿌렸다. 그러나 누구도 베이스 커버에 들어가지 않았고, 공은 바닥에 떨어졌다. 뒤늦게 공이 2루에 다시 뿌려졌지만 이미 최주환이 2루까지 진루한 상황. 다행히 다음 타자에게 후속타를 맞지 않아 최주환이 득점 주자가 되지는 않았지만, SK는 주지 않아도 될 진루를 허용했다.

5회말에는 추가 실점으로 흔들리던 문승원이 오재원을 유격수 방면 땅볼로 유도하며 이닝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수확하는듯 했다. 그러나 이번엔 유격수 김성현이 공을 더듬으면서 타자주자가 세이프 됐다. 문승원은 끝내 5회를 매듭짓지 못하고 물러났다. 6회말에는 3루수 최 정이 허경민의 강습 타구를 가랑이 사이로 빠트리는 실책이 더해졌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많은 야구 전문가들이 SK를 5강 진입 후보로 꼽았던 이유는 중간 이상을 해줄 수 있는 좋은 선수들이 단단한 전력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정작 시즌이 시작되자 SK는 세밀한 부분들에서 실수가 자주 나오면서 스스로 경기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져있는 상황에서 남아있는 선수들이 더 집중력 있는 플레이를 보여줘야 한다. 그것만이 최악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이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