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곧 날짜를 잡아 쉬게 할 생각이다."
롯데 자이언츠 허문회 감독은 내야수 딕슨 마차도를 두고 이렇게 이야기 했다.
마차도는 올 시즌 롯데 상승세의 원동력 중 하나다. 메이저리그 정상급의 수비 실력으로 철통 내야의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시즌 초반 드러냈던 뛰어난 타격 실력은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명품 수비'는 경기를 거듭할수록 빛을 발하고 있다. 26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안타성 타구들을 능수능란하게 처리하면서 영봉승에 기여하기도 했다.
올 시즌 현재 마차도의 평균 대비 수비 승리기여(WAA)는 0.410으로 정수빈(두산 베어스·0.428)에 이은 리그 2위다. 0.400 이상의 WAA를 기록 중인 선수는 정수빈과 마차도 두 명 뿐이다. 현재 롯데 수비진에 마차도의 기여도를 단적으로 설명하는 부분. 리그 개막 연기로 초반 결과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올 시즌, 마차도를 빼고 경기를 치르는 것은 롯데에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이럼에도 허 감독은 마차도의 휴식을 공언했다. 그는 "사실 지난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마차도를 빼줄 생각이었고, 통보도 했다. 그런데 이튿날 부상자가 나오면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본인에게 '(약속을 못지켜) 미안하다, 선택권을 주겠다'고 했더니 본인은 괜찮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결정 이유는 분명했다. 허 감독은 "피로도가 증가할 때마다 부상 위협은 세 배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더라"며 "나도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다 이기고 싶고, (잘하는 선수를) 매일 내보내고 싶다. 하지만 쉴 땐 쉬어야 한다. 그래야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야구는 오늘만 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차도가 미국 시절엔 이런 경험을 해보지 않은 것 같더라. 오해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아 잘 설명을 했더니 이해를 하더라"고 미소를 지었다.
마차도 뿐만이 아니다. 허 감독은 투수, 야수 모두 일정 기간이 지나면 로테이션을 하면서 팀을 운영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는 "필승조가 잘 해주고 있지만, 경기 상황이 언제든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운영이나 조합을) 고정시킬 순 없다"며 "불펜은 부하가 걸리지 않은 시점에선 3연투까진 가능하고, 이후엔 휴식을 갖게 하는 패턴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