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두산 베어스는 좋은 타격을 보이고 있지만 불펜진의 부진으로 인해 어렵게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25일까지 두산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8.69나 된다. 10개팀 중 가장 좋지 않은 기록이다. 지난해 마무리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이형범이 2패 1세이브에 평균자책점 13.50의 극도의 부진을 보였고, 박치국이 5.00, 윤명준이 6.23, 최원준이 10.03으로 우완 투수들이 상대 타선을 막아내지 못했다. 그나마 함덕주(3.38) 이현승(3.12) 권 혁(3.38) 등 왼손 투수들의 성적이 좋았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지금 가장 좋은 투수들이 1군에 있다. 그 선수들로 해야한다"라면서 "아무래도 맞다 보니 젊은 투수들이 안 맞으려고 하다가 더 꼬이고 있다. 하다 보면 좋을 때도 있고, 이겨내다 보면 좋아지지 않을까"라고 투수들이 계속 등판하고 경험을 쌓으면서 위기를 극복하길 기대했다.
26일 잠실 SK 와이번스전이 그런 기대를 높이는 경기가 됐다. 두산은 이날 1-3으로 끌려가다 8회말 대거 5점을 뽑아 6대4의 역전승을 거뒀다. 두산 선발 플렉센이 6이닝 동안 3실점의 호투를 했고, 이어 7회와 8회를 윤명준-박치국-권 혁으로 이어던지기 하며 무실점으로 잘 막아내 역전의 기회를 만들 수 있었다. 6-3으로 앞서 9회초엔 이현승이 마무리로 나와 2안타 1실점을 했지만 위기에서 잘 싸워 이겨냈다. 두산은 만약을 대비해 함덕주까지 준비시켰지만 이현승이 위기를 잘 넘겼다. 두산이 4실점 이내로 막은 것은 지난 20일 NC에 2대1로 승리한 이후 5경기째만이다.
두산으로선 지고 있는 상황에서 불펜진이 추가 실점을 하지 않은 점이 고무적이다. 김 감독도 경기후 "플렉센이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선발로서 제 역할을 다해줬고 뒤에 나온 불펜 투수들의 호투가 역전의 원동력이 됐다"라며 투수진의 호투를 반겼다.
마무리로 나온 이현승에겐 이날이 의미있었다. 올시즌 첫 세이브였는데 알고보니 이현승이 3년만에 맛보는 세이브였다. 이현승의 최근 마지막 세이브는 2017년 5월 25일 잠실 LG전이었다. 날짜수로 따지면 1097일만의 세이브. 이현승은 "세이브 기회가 왔는데 팀이 이기는데만 집중했다. 위기가 있었지만 컨디션이 괜찮았고, 최근 흐름도 좋아 자신있게 던지려 했다"라고 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