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시대를 역행한 섹시 코미디에 관객은 웃을 수 있을까.
사랑에 상처받은 두 남녀가 연애 코치 사이트 어드벤처 M의 지시에 따라 아찔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가 담긴 섹시 코미디 영화 '연애 완전 정복'(김재현 감독). 26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시사회에는 강예빈, 오희중, 신새롬, 김재현 감독 참석했다.
UFC 옥타곤 걸로 주목을 받은 강예빈이 주연을 맡아 관심을 받은 '연애 완전 정복'은 최근 충무로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섹시 코미디 장르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정작 베일을 벗은 '연애 완전 정복은' 섹시하지도, 또 그렇다고 웃기지도 않은 불쾌하기 짝이 없는 시대 역행 영화였다. '연애 완전 정복'은 연애와 사랑. 청춘들의 상처와 성장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놨지만, 정작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바라보는데 그친다. 아무리 섹시 코미디 장르라고 해도 수차례 여성을 걸레, 순두부로 표현하고 고백과 함께 강제 키스와 스킨십을 시도하는 남자 캐릭터들의 모습은 이 영화가 과연 2020년에 극장 개봉용으로 탄생한 영화가 맞나 싶을 정도다.영화는 밑도 끝도 없는 전개와 스토리로 보는 내내 관객의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또한 전적으로 여성을 성적 대상화로 전락시키면서도, 잊을만 하면 등장인물이 사랑에 대한 대단한 정의를 내리는 듯한 구구절절한 대사를 읊어댄다. 공감을 강요하지만 관객들이 공감할 수 없는 건 당연한 일이다. 또한 오로지 베드신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서브 커플은 천박한 대사부터 카메라 각도, 연출까지 영화가 아닌 포르노를 보는 듯한 불쾌감 마저 준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어색하기 짝이 없다. 주연을 제외한 모든 조연 배우들은 좌석에 앉아 보기 힘들 정도다. 한 두마디만 하고 사라지는 단역들 조차도 기본적인 연기 디렉팅을 받지 못한 듯 영화와 전혀 어우러지지 못한다. 그나마 극중 어디로 튈지 모르는 완벽 미녀 묘령 역의 강예빈만이 눈에 띈다. 하지만 캐릭터 자체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감이나 몰입을 자아내긴 힘들다.영화의 완성도와 상관없이 메가폰을 잡은 김재현 감독은 이날 시사회에서 "배우들과 즐겁게 찍은 작품이다. 관객분들도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우들도 마찬가지의 바람을 전했다. 강예빈은 "지금 제 나이에 로맨틱 코미디를 찍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기뻤다.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고. 남자주인공 영석 역의 오희중은 "배우로서 이런 자리가 처음이다. 이런 자리가 있다고 전달 받았을 때부터 떨렸다. 저희가 열심히 준비한 이번 작품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고 전했다. 영석의 첫 사랑 힁녀 역의 신새롬 "모델 활동만 하다가 첫 주연의 기회를 얻어서 영화 시사회를 하게 됐는데, 많이 떨리고 설레다. 많은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강예빈은 '연애 완전 정복'에 출연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묻자 "제 나이에 이번 작품이 로맨틱 코미디가 마지막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극중 캐릭터에 대해 "묘령이라는 이름 처럼 묘한 분위기를 내려고 노력했다. 비키니 신에 몸매 관리를 하는라고 고생을 했다. 다시 한번 신인 때 생각하면서 다이어트도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중 묘령과 제가 비슷한 점이 많더라. 제가 좀 푼수끼도 있고 감정 기복도 있다. 그런 모습이 묘령과 비슷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자기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모습도 비슷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애 완전 정복'은 6월 중 개봉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