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수록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 근육과 뼈 손실을 막고, 면역력을 유지하는 데 필수 영양소이기 때문이다.
단백질은 적게 잡아도 하루 평균 0.91g/㎏/day(몸무게 1킬로그램 당 단백질 0.9그램 )을 섭취해야 한다. 예를들어 몸무게 60㎏인 노인은 하루에 54.6g(60×0.91) 이상 먹어야 한다. 목살 돼지고기 약 250g 정도다. 하지만 노인기에는 단백질의 체내이용률이 낮아지고, 근육과 뼈가 약해지고 있는 시기이므로 최근에는 노인층에서는 하루 단백질 섭취량을 1.0~1.2g/kg/day 이상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이에 맞춰 2018년 개정된 대한노인학회에서는 하루 1.2g/kg/day의 단백질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영양섭취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났다. 소득과 교육수준이 낮은 노인일수록 단백질 섭취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소득이 낮은 노인층에서는 식물성 단백질보다 보다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더 부족했다.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 교수팀이 2013년부터 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60세 이상 3512명(남 1484명, 여 2028명)을 가구 월 소득 사분위수(약 ▲70만 원 이하 ▲71만~170만 원, ▲170만~280만 원, ▲280만 원 이상)로 나눠 단백질 섭취량을 분석했다.
남녀모두 소득이 낮아질수록 단백질 섭취량도 부족했다. 남성은 가장 낮은 사분위에 속한 그룹(0.95g/kg/day)보다 가장 높은 사분위 그룹(1.14g/kg/day)이 20%가량 단백질을 더 많이 섭취했다. 여성도 가장 낮은 사분위에 속한 그룹(0.83g/kg/day)보다 가장 높은 사분위 그룹이(1.09g/kg/day) 31%가량 단백질을 더 많이 섭취했다.
단백질 섭취량은 곡물, 감자, 설탕, 콩, 콩류, 견과류, 식물, 버섯, 과일, 해초에서 얻어지는 식물성단백질과 고기, 계란, 생선, 조개류, 유제품에서 얻어지는 동물성단백질로 나누어진다. 식물성 단백질 섭취는 소득과 큰 연관성이 없었던 반면, 동물성단백질 섭취는 소득이 낮을 수록가 부족해졌다. 소득이 낮은 한국인 노인층의 단백질 섭취부족은 주식으로 섭취하는 쌀에서 얻어지는 식물성단백질 부족이 원인이라기보다는 반찬으로 섭취되는 고기, 생선, 계란과 같은 동물성단백질 섭취부족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소득별로 단백질 권장량(0.91g/kg/day 이상) 섭취 비율도 분석했다. 남성의 경우 소득이 가장 높은 그룹에서는 59.1%가 단백질 권장량을 섭취한 반면 소득이 가장 낮은 그룹에서는 45.8%만이 단백질 권장량을 섭취했다. 여성에서는 격차가 더 벌어졌다. 소득이 가장 낮은 그룹에서는 32.5%만이 단백질 섭취 적합성을 보여 소득이 가장 높은 그룹(61.4%)보다 2배 가량 낮았다.
학력도 단백질 섭취와 유의미한 경향성을 보였다. 학력이 낮을수록 단백질 섭취가 최대 31.7% 감소했다.
한국의 60세 이상 노인의 약 2/3가 평균 가계 소득보다 낮고 중학교 미만의 교육을 받은 만큼, 대부분의 노인들이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박현아 교수는 "주식인 쌀인 한국인들은 쌀에서 나오는 식물성 단백질 섭취량은 소득에 큰 영향이 없던 반면, 육류, 생선, 유제품 등 비싼 반찬으로 섭취해야 하는 동물성 단백질이 부족했다"며 "소득과 학력이 높을수록 가격 걱정 없이 영양분이 높은 음식을 선택할 수 있고, 영양 지식도 많아 균형있는 음식을 섭취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또한 박 교수는 "대한노인학회에서 권장하는 단백질 섭취비율로 계산하면 남성은 28.7%, 여성은 20.1%만이 단백질을 적정하게 섭취하고 있다. 한국인의 기대 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노인들의 단백질 결핍은 심각한 건강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사회 경제적으로 어려운 취약한 노인들의 단백질 섭취 개선을 위한 건강 정책과 영양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SCI 국제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 최신호에 게재됐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