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삼성 불펜 최지광(22)은 제로맨이다.
올 시즌 7경기에서 7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평균자책점 0.00. 강력한 삼성 필승조의 최강 셋업맨이다.
20일 대구 LG전. 4연패 탈출의 공신도 최지광이었다. 2점 차 리드 속에 등판, 1⅓이닝 1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3대1 승리를 지켰다.
지난해 보다 업그레이드 된 강력한 구위. 비결은 스피드 업이다. 특히 주무기인 슬라이더가 엄청 빨라졌다.
지난해 평균 134㎞였던 슬라이더 구속이 3~4㎞ 이상 늘었다. 최고 140㎞를 넘나 든다.
패스트볼 처럼 보이는 공이 타자 날카롭게 꺾인다. 타자로선 속수무책이다.
이날 LG전에서도 이 고속 슬라이더가 제대로 위력을 발휘했다.
3-1로 박빙의 리드를 지키던 7회초. 2사 후 이승현이 정주현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자 최지광이 마운드에 올랐다. 단 2구 만에 까다로운 이천웅을 땅볼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2점 차가 유지되던 8회초, 중심타자로 이어지는 타선.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활화산 LG 타선을 막아내지 못하면 연패가 길어질 수 밖에 없던 상황.
선두 타자 김현수와의 승부가 중요했다. 좀처럼 삼진을 당하지 않는 히팅머신. 최지광은 139㎞ 고속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끝이 아니었다. 채은성에게 이날 유일한 안타를 허용한 뒤 와일드피치로 1사 2루. 이날 직전 타석까지 이틀 연속 홈런을 날린 라모스 타석. 장타에 대한 부담이 없을 수 없었다. 고의성 4구로 1사 1,2루.
정현욱 코치가 마운드에 올랐다. 당부의 말을 남기고 내려갔다. 승부의 분수령. 승부가 최지광 어깨에 내려앉았다.
최지광은 김민성에게 2B2S에서 140㎞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을 이끌어 냈다. 마지막 고비, 백전노장 박용택이었다. 속구 승부를 이어가던 최지광은 5구째 142㎞ 빠른 슬라이더로 파울을 유도했다.
박용택의 머리가 복잡해진 순간, 몸쪽 낮은 149㎞ 패스트볼에 배트가 헛돌았다. 반대 투구였지만 구위로 배트 스피드를 이겨냈다.
마무리 투수를 맡기기에도 손색 없는 구위. 그 중심에 겨우내 공을 들인 스피드 업이 있다. 포심 패스트볼과 구분이 힘든 고속 슬라이더가 위력을 발하고 있다.
삼성 불펜을 지키는 마당쇠. 지키는 야구가 중요한 삼성의 듬직한 믿을맨이 커리어 하이 시즌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