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잠잠했던 김하성(키움 히어로즈)의 방망이가 폭발했다. 공교롭게도 미국 ESPN 중계가 잡힌 경기에서의 대활약이었다.
김하성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2번-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6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자칫 경기가 답답하게 흘러갈 수 있는 상황에서 귀중한 적시타를 때려냈다. 김하성을 비롯해 서건창(4타수 3안타 1홈런), 이정후(5타수 3안타 1홈런) 등이 동시에 맹타를 휘두르며, LG를 9대4로 꺾었다. 키움은 4연패에서 탈출했다.
올 시즌을 마치면 해외 포스팅 자격이 주어지는 김하성. 그는 지난해 말 시상식에서 일찌감치 해외 진출 의사를 드러냈다. 구단도 허락했다. 다만 김하성은 '납득할 만한 성적'을 목표로 내걸었다. 지난 시즌보다 모든 부분에서 향상돼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김하성은 개막전부터 홈런포를 가동했다. 그러나 이후 한 차례도 멀티 히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1할4푼3리로 부진했다. 그럼에도 손 혁 키움 감독은 "타구의 질이 좋아지고 있다"며 믿음을 드러냈다.
ESPN 생중계가 잡힌 이날 키움과 LG의 경기. 공교롭게도 김하성은 올 시즌 첫 멀티 히트와 함께 살아났다. 키움은 2회초 박동원의 솔로 홈런으로 선취 득점했다. 이어 김혜성의 볼넷과 이지영의 우전 안타로 1,3루 기회를 잡았다. 절호의 찬스에서 박준태가 삼진, 서건창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김하성이 차우찬을 상대로 좌중간 적시타를 날려 1점을 추가했다. 날카로운 타구였다.
달아나는 점수도 김하성의 배트에서 나왔다. 4회초 1사 1,2루 기회에서 좌익수 왼쪽 깊숙한 2루타를 쳐 2명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후속타자 이정후가 우익수 오른쪽 적시 2루타를 쳐 1점을 추가했다. 김하성은 9-0으로 크게 앞선 7회초 2사 1루에서도 우중간 안타를 쳐 '3안타 경기'를 했다. 타격감을 살리는 맹활약이었다.
리그 최고의 타자로 성장 중인 이정후의 활약도 만만치 않았다. 이정후는 이날 2루타 2개와 홈런으로 LG 투수들을 괴롭혔다. 이정후의 꾸준한 활약에 서건창, 김하성이 살아나니 키움 타선이 확 달라졌다.잠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