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한국 축구가 오랜 숙제였던 피라미드형 디비전 시스템 완성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 내셔널리그(실업축구)를 K3리그로 흡수한 대한축구협회(KFA)가 13일 K3·K4리그 출범식을 가졌다. 재편된 K3·K4리그는 그동안 코로나19로 미뤄왔던 개막전을 오는 16일 무관중으로 갖는다. 이제 한국 축구는 프로축구(K리그) 1~2부, 세미프로리그 3~4부, 아마추어리그 5~7부의 디비전 형태가 거의 완성됐다. 전문가들은 "아직 단계별 승강제가 모두 정착되지 않아 한국형 디비전 시스템이 완성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이렇게 모양새를 갖춘 건 분명히 의미가 있다. K3와 K4가 한국 축구의 든든한 허리가 돼 주어야 디비전 시스템이 견고해질 것이다"고 말했다.
올해 K3리그는 16팀, K4는 13팀이 리그에 참가한다. K3리그는 팀별로 15경기씩과 스플릿라운드, 챔피언십 경기를 거쳐 최종 우승팀을 결정한다. K3리그 상위팀의 K리그 2부 승격은 올해는 이뤄지지 않는다. KFA와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바로 K3리그의 K리그 2부 승격은 여러 면에서 어려운 면이 있다. K3리그가 좀더 성숙해져야 가능하다"고 말한다.
승강결정전(K3 14위팀-K4 승강PO 승자)도 갖는다. K3리그 성적 하위 2팀(15~16위팀)이 K4로 자동 강등된다. 14위팀은 승강결정전을 치른다. 대신 K3와 K4는 승강제를 곧바로 적용한다.
K4리그는 팀당 26경기씩 치러 최종 순위를 결정한다. 성적 상위 2팀(1~2위팀)이 K3로 자동 승격한다. 3위와 4위는 승강플레이오프전을 갖고 그 승자가 K3 14위팀과 승강결정전을 갖는다.
KFA 정몽규 회장은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축구 생태계'가 만들어졌다. 한국형 승강제를 만들도록 모두 노력하자"고 말했다. 홍명보 KFA 전무이사는 "우리가 한국형 디비전 시스템을 잘 만들면 분명히 한국의 제이미 바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PL 레스터시티의 대표 골잡이 바디는 하부리그 출신으로 EPL까지 올라왔고 잉글랜드 A대표까지 지냈다.
이날 출범식에는 K3리그를 대표해 고정운 감독(김포시민) 김승희 감독(대전한국철도) 김태영 감독(천안시축구단) 김학철 감독(화성FC)이 참석했다. 김포시민은 16일 김해시청과 홈 개막전을 갖는다. 대전한국철도는 전주시민과 원정 첫 경기를, 천안시축구단은 청주FC와 홈 개막전을, 화성FC는 경주시민과 홈에서 첫 경기를 갖는다.
K리그 2부 안양 사령탑을 경험했던 고정운 감독은 "3부리그는 처음이다. 2부리그와 큰 차이는 없다고 본다.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많다. '원팀'으로 지지 않는 끈끈한 축구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한국철도에서 선수와 지도자로 원클럽맨인 김승희 감독은 "우리는 빠르고 정확한 'KTX 축구'를 펼쳐보겠다. 올해 3부리그 우승을 위해 열심히 해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영웅으로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 김태영 감독은 "천안시축구단은 한번 물면 안 놓는 '한물 축구'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지난해 K3리그 챔피언을 차지했던 김학철 감독은 "우리 화성은 '빠른 축구'를 하고 싶다. 우리팀 코치를 데려간 천안시축구단을 한번 잡아볼까 생각 중이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