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한국 영화 산업이 올해 상반기 계속해서 코로나19 쇼크의 직격탄을 맞으며 고사 위기를 면치 못하고 있다. 매출은 바닥을 찍었고 피해를 입은 작품도 수두룩하다.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는 지난 12일 '코로나19 충격:한국 영화산업 현황과 전망' 보고서를 공개했다. 영진위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영화제작 현장 피해 규모 실태 조사를 한 결과 총 82개 작품이 실제로 피해를 입었고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이 작품들의 실제 피해 총액은 213억8993만원으로 나타났다. 작품 1편당 평균 피해액은 2억6389만원이며, 최대 피해를 본 작품은 33억3000만원까지 손해를 봤다고 보고됐다. 여기에 82편 중 51.3%인 42편은 제작단계에서 연기되거나 중단 및 취소된 상태다.
자연스레 한국 영화 산업의 고용력도 떨어졌다. 제작 현장에서는 총 413명의 고용이 중단됐다고. 이 중 227명은 고용이 연기, 186명은 취소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계속해서 상승 곡선을 타던 한국 영화 산업이 코로나19로 단번에 수직 하락, 곤두박질치면서 보릿고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진위가 올해 극장 매출을 추산, 상황은 한동안 계속되고 또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국 관객 수가 5월부터 점차 증가해 지난해 연간 관객 수의 80%까지 회복된다는 가정 하에 극장 매출은 지난해보다 62%, 1조1866억원 하락한 7273억원 수준에서 그칠 전망이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전염병이 다시 확산되거나 미국 등 해외 경기침체가 계속 이어지고 국내 경기 역시 회복력을 잃는다면 연말까지 관객수가 지난해 대비 50% 수준에 그쳐 올해 극장 매출은 지난해보다 73%, 1조3972억원 하락한 5167억원에 머문다고 추산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당연히 투자·제작에서도 지난해 대비 3975억원에서 4680억원까지 수익이 멈출 것으로 전망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극장 매출 감소, 또 투자·제작 감소는 고용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극장 매출 감소액에 한국은행의 영화산업 취업유발계수를 적용한 결과 전체 영화산업종사자 약 3만878명 가운데 2만명 이상이 고용불안 위험에 노출된다.
영진위는 "통상 영화는 제작부터 개봉까지 2년가량 걸리므로 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더라도 상당 기간 영화 출시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영화 산업은 제작과 배급, 상영 각 부문에서 1~2년가량 그림자가 드리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황금연휴였던 5월 초,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이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완화되면서 극장가를 찾은 관객들이 늘었지만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부 클럽에 다녀간 이들에게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이 급속도로 늘어난 '이태원 클럽 사태' 이후 극장을 찾는 관객의 발걸음이 또다시 멈춘 상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오는 21일 개봉일을 잡은 첫 상업영화인 '침입자'(손원평 감독, 비에이엔터테인먼트 제작)도 손해를 감수하고 다시 한번 개봉일을 6월 4일로 개봉해야만 했다.
최악의 상반기를 보낸 한국 영화 산업이 언제쯤 정상화를 되찾을지 영화계 귀추가 쏠린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