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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포커스]'ERA 2.27' 한화, '서폴드→김민우' 선발진 완성…정우람 무너진 불펜 '극과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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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보기만 해도 배부른 선발진이 완성됐다. 하지만 불펜과 타선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올해 한화는 2선발 외국인 투수 채드벨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 하지만 워윅 서폴드가 개막전 완봉승을 달성하는 등 뛰어난 투구내용과 경기 외적인 파이팅으로 팀을 다잡았고, 김민우가 벨의 공백을 잘 메웠다. 3~4선발로 나선 장시환과 장민재, 5선발로 발탁된 김이환까지 연신 호투를 이어갔다.

12일에도 선발로 나선 김민우가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이로써 개막 이후 한화 선발진이 39⅔이닝을 책임지는 동안 허용한 자책점은 고작 10점에 불과하다. 평균자책점 2.27의 눈부신 기록이다. 벨이 지난해 11승을 거둔 선수임을 감안하면, 이 같은 상승세가 쉽게 꺾이진 않을 전망이다.

반면 뒷문은 또다시 열렸다. 투구수 100개를 넘긴 김민우의 뒤를 이어 등판한 박상원은 첫 타자 나지완을 상대로 2구만에 동점 홈런을 허용, 김민우의 시즌 첫승을 날려보냈다. 한용덕 감독은 9회에는 정우람까지 등판시키며 이날 경기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정우람은 역전을 허용하며 이날의 패전투수가 됐다. 한화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6.98까지 치솟았다. 선발과의 분위기 차이는 그야말로 '극과 극'이다.

2018년 한화 가을야구의 중심은 이태양과 박상원, 정우람의 필승 계투였다. 당시 한화 불펜은 550.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4.29, 42승 62홀드 37세이브를 합작했다. KBO 최고의 불펜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선발과 불펜이 동반 부진한 결과 팀이 9위로 내려앉았다.

한용덕 감독은 지난 겨울 영입한 장시환을 중심으로 선발진을 탄탄하게 다졌다. 오프시즌 막판까지 선발 경쟁을 부채질하며 늦은 개막으로 빡빡하게 치러질 시즌을 준비했다. 선발진이 선전하는 반면 예상 외로 불펜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고 있다. 이태양과 김범수는 부진 끝에 지난 9일 2군으로 내려갔다. 신정락과 안영명도 키움 히어로즈 강타선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지난 2년간 21홀드를 기록한 '믿을맨' 박상원, 그리고 '수호신' 정우람마저 무너졌다. 불펜의 핵심 전력이 붕괴된 모양새다.

타선의 부진도 연일 심각하다. 이날도 한화 타선은 6회 이용규와 제라드 호잉의 연속 안타로 단 1점을 뽑는데 그쳤다. 올시즌 7경기에서 23점, 경기당 평균 득점이 4점이 채 되지 않는다. 8대4로 승리한 지난 7일 SK전을 제외하면, 4점 이상을 득점한 경기가 한 경기도 없다. 안타 수(62개)와 타율(0.268)은 중위권이지만, 대부분이 단타 위주다.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0.681로 10개팀 중 9위, 4개 뿐인 팀 홈런은 최하위다. 장타가 드물다보니 루타 수도 9위. 타점도 22점으로 최하위 SK와 1점 차이다. 병살타도 총 9개를 기록, KIA(10개)에 이어 전체 2위다.

한화는 9회말 KIA 마무리 문경찬을 상대로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장진혁이 볼넷으로 걸어나갔고, 이어 하주석이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때려냈다. KIA 수비진의 어설픈 중계플레이를 틈타 2사 2, 3루를 만들었다. 하지만 한화의 한방은 터지지 않았다. 최재훈이 우익수 뜬공에 그치며 연패 탈출의 불씨가 꺼졌다.

이날 패배로 한화는 4연패의 늪에 빠졌다. 시즌 성적은 2승5패다. 오랜만에 맛본 개막 위닝 시리즈의 감격은 이미 잊혀진지 오래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