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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비하인드]"Hey, Skip!" '빅리그 홈런왕' 맷 윌리엄스, 'KIA호' 선장의 여유만만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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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오 캡틴, 마이 캡틴!"

진정한 리더와 청춘의 성장을 그린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명대사다. 호칭은 다르지만, KIA 타이거즈에도 '선장'이 있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역대 KBO리그에 온 외국인 지도자 중 단연 최고의 커리어를 자랑한다. 1986년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빅리그에 입성, 2003년 39세의 나이로 은퇴하기까지 올스타에 5회 선정됐고, 골든글러브와 실버슬러거를 각각 4번 수상했다. 선수노조 파업으로 팀당 113~115경기의 단축 시즌이 진행된 1994년에는 43홈런으로 내셔널리그 홈런왕에 올랐다. 통산 1866경기에서 378홈런을 쏘아올렸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팬들이 선정한 창단 20주년 기념 올스타에도 3루수로 이름을 올렸다. 지도자로서도 2014년 워싱턴 내셔널스 사령탑을 맡아 감독상을 수상한 거물이다.

그런 만큼 선수들이 윌리엄스 감독에게 갖는 경외심도 대단하다. 애런 브룩스와 드류 가뇽, 프레스턴 터커 등 외국인 선수 뿐 아니라 국내 선수들에게도 선망의 대상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나를 대하는 태도가 그때 그때 다르다. 라인업에 자기가 있냐 없냐에 따라"라며 웃었다. 이어 "적극적으로 영어를 하며 내게 다가오려고 하더라. 그런 모습은 높게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야구에서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감독을 '헤드 코치'가 아닌 '매니저'라고 부른다. 팀 전체를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역할이기 때문. KIA 선수들은 윌리엄스 감독을 뭐라고 부를까. 윌리엄스 감독은 "브룩스 같은 외국인 선수들이 '스키퍼(Skipper)'라고 부르니까, 그걸 듣고 따라하는 건지 '스킵'이라고 많이 부른다"고 답했다.

MLB닷컴은 이날 윌리엄스 감독의 홈런왕 시절에 대해 '단축시즌이라 아쉬웠다. 더 많은 홈런을 칠 수 있었다'며 집중조명했다. 이에 대해 윌리엄스 감독은 "그때를 생각하면 딱히 실망하고 그러진 않았다. 애초에 내가 홈런을 그렇게 많이 치게 될 거라고 상상해본 적도 없었다"면서 "운이 좋았던 시즌인 것 같다"고 겸허하게 회상했다.

기자들의 질문에도 큼직큼직한 제스처와 더불어 호쾌하게 대답하는 스타일이다. 반면 2승4패를 기록한 지난주 덕아웃에서는 이렇다할 표정변화가 없었다. 그는 "선수들에게 칭찬도 하고 장난도 치고 농담도 한다"며 웃었다. 이어 "경기를 매일 이기면 꽤 행복할 거다. 하지만 늘 그렇지만은 않고, 시즌 초반이니까 슬퍼할 일도 별로 없다"며 여유를 보였다.

KBO리그 2주째를 맞이한 윌리엄스 감독은 "하루빨리 모든 팀과 다 만나보고 싶다. 설레고 기대된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이어 ESPN의 KBO리그 중계에 대해서도 "한국 야구로선 중요한 노출 기회다. MLB 스카우터들이 한국 선수들 열심히 체크하고 있을 것"이라며 빅리그 진출 가능성도 강조했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