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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플레이어]'이학주 복귀 첫날' 호수비, 안타에도 웃음기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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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이학주가 돌아왔다.

이학주는 12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등록됐다. 이날 경기에 시즌 첫 선발 출전했다.

6번 유격수로 나선 이학주. 표정이 달라졌다. 웃음기가 싹 빠졌다. 호수비에도 안타에도 예의 장난기 머금은 표정은 보이지 않았다. 시종일관 진지한 모습으로 경기에 임했다.

1회말 1사에 나온 호수비는 최고의 명장면이었다. 김하성이 때린 3-유 간 깊숙한 타구. 빠른 타자주자의 주력을 감안하면 내야 안타가 거의 확실해 보였다. 하지만 빠르게 따라가 역모션으로 캐치한 이학주는 강한 어깨로 노바운드 송구를 해 김하성을 1루에서 잡아냈다. "이학주를 아니면 어떤 유격수도 못할 플레이"라는 중계 해설자의 찬사가 이어졌다. 호수비 후에도 웃지 않았다. 동료들의 파이팅을 부르기 위해 글러브 박수를 쳤을 뿐 표정은 진지했다. 땅볼도 플라이도 기본에 충실하게 안전 위주로 처리했다. 지난 시즌 초반 처럼 화려하게 처리하려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많이 뛰고 많이 움직이며 팀 플레이에 주력했다.

타석에서도 진지한 자세가 이어졌다. 2회 무사 1루의 찬스에서 루킹 삼진은 아쉬웠지만 7구까지 끌고 가며 상대 투수 볼을 오래 보려 애썼다. 오랜만의 1군 투수 볼을 본 첫 타석임을 감안해야 했다. 게다가 상대 투수는 좌완 에이스 요키시였다. 5회 두번째 타석에서도 5구 승부 끝에 2루 땅볼로 물러났다.

8회 선두타자로 나선 세번째 타석에서는 좌완 이영준과 4구 승부 끝에 중전 안타로 출루하며 찬스를 만들었다.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지 못했지만 중요한 순간 터뜨린 소중한 안타였다. 시즌 첫 안타로 1루 출루 후에도 이학주는 웃지 않았다. 진지한 표정으로 주루를 준비했다.

이학주는 지난 시즌 초 화려한 플레이가 몸에 배 기본을 살짝 벗어난 움직임으로 평범한 타구에 수비 실수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타석에서는 무성의한 스윙을 하고 들어가는 듯한 모습으로 팬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한 적이 있다. 노림수가 맞지 않은 타이밍에 액션이 커 그렇게 보인 상황이었지만 팬들의 오해를 받을 만 했다.

하지만 복귀 첫 경기에 그런 아쉬운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공-수-주에 걸쳐 진지하게 최선을 다하는 진지한 모습으로 게임에 임했다.

이학주는 지난 겨울 연봉 협상이 길어지면서 캠프 합류가 늦었다. 그 과정에서 몸을 미처 충분히 만들지 못해 페이스가 늦었다. 그 여파로 오키나와 캠프 합류 후 무릎 통증이 왔다. 조기 귀국해 경산에 머물며 재활과 훈련을 병행했다.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오직 '야구장에서 실력으로 보여달라'고 주문하는 허삼영 감독의 경쟁 체제 하에서 늦은 출발은 불리할 수 밖에 없었다.

코로나19로 늦어진 개막이 득이 됐다. 2군에서 충분한 준비 과정을 소화하고 너무 늦지 않게 복귀할 수 있었다.

마인드도 완전히 달라졌다. 경쟁에서 이겨내지 못하면 주전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타고난 능력이 많은 선수. 겨우내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야구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재능과 마인드의 결합. 올 시즌, 이학주의 맹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