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NC 다이노스 간판 타자 나성범(31)의 시계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나성범은 1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전을 앞두고 외야 수비 훈련을 펼쳤다. 지난해 5월 부상으로 시즌아웃된 후 1년여 만에 처음으로 외야수 글러브를 끼었다. 나성범은 코치진 펑고, 타격 훈련 등 날아오는 타구들을 무리없이 쫓으면서 외야 수비 감각을 익히는데 주력했다. 이날 훈련을 지켜본 NC 이동욱 감독은 "(나성범의 움직임에) 크게 이상이 없더라"며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겨우내 무릎 회복에 주력했던 나성범은 시즌 초반부터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채우고 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타격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정도로 몸상태가 회복됐고, 개막 후에도 지명 타자로 상위-중심 타선을 오가면서 제 몫을 하고 있다. 시즌 초반 물음표가 붙었던 주루도 무난하게 소화하는 등 몸상태가 완벽에 가까운 상태로 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외야 수비 소화가 '100% 컨디션'을 나타내는 지표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나성범이 외야 수비에 가세하게 된다면 NC는 더 짜임새 있는 전력을 구성할 수 있다. 이 감독은 올 시즌 이명기-알테어-나성범으로 이어지는 외야 라인을 그릴 계획이었다. 나성범의 수비가 가능해진다면 지난 시즌과 마찬가지로 양의지를 포수-지명 타자로 번갈아 활용하고, 김태군, 김형준, 정범모 등 넉넉한 백업 자원이 버틴 포수 라인을 활용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말그대로 '피할 곳 없는' 타선을 꾸리게 되는 셈이다.
다만 나성범의 우익수 선발 출전이 당장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큰 부상 이후 돌입하는 시즌에서 부담감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움직임이 많은 외야수 자리의 특성, 백업 전력이 풍부한 NC의 구성을 생각해보면 이 감독이 나성범의 우익수 선발 출전을 급하게 시도할 이유는 없다. 이 감독은 "타격이나 주루 모두 보다시피 잘 소화하고 있다. (완벽한 컨디션의) 80~90% 수준 정도로 보고 있다. 선수가 준비를 착실히 잘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성범은 "오랜만의 수비훈련이었는데 느낌은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연습경기 기간 주루플레이를 처음 했을 때 무리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본능적으로 몸이 움직였다. 수비할 때도 그런 상황이 올거라 생각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100% 소화할 수 있게 차근차근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행에 성공했던 NC는 올 시즌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나성범의 우익수 출전은 '완전체 NC'의 가을 진군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