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두산 베어스가 롯데 자이언츠의 개막 6연승을 막아섰다. 롯데는 21년만에 기록 도전에 나섰으나 아쉽게 좌절됐다.
두산은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즌 1차전에서 11대6으로 승리했다. 두팀은 지난 시즌 이후 처음으로 맞대결을 펼쳤다. 시범경기가 취소되고, 홈구장이 가까운 팀들끼리 연습경기를 치르게 되면서 두산과 롯데는 마주칠 일이 한차례도 없었다. 하지만 결과는 지난해 우승팀 두산의 승리였다.
이날 경기는 롯데의 개막 6연승 도전으로 주목받았다. 그만큼 초반 롯데의 상승세가 뜨겁다. 롯데는 첫주에 KT 위즈, SK 와이번스를 차례로 만나 5경기를 모두 이겼다. 댄 스트레일리가 '에이스'로 중심을 지키고, 투타 밸런스가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마무리 김원중을 비롯한 불펜도 한층 안정감을 더했다.
하지만 이번 주중 3연전에 두산을 상대하는만큼 달라진 롯데의 기세가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 롯데는 스트레일리가 두산 3연전에 등판하지 못하고, 12일 장원삼을 시작으로 국내 선발 투수들이 차례로 마운드에 오른다. 반면 두산은 라울 알칸타라-이영하-크리스 플렉센으로 이어지는 1~3선발이 등판하기 때문에 선발 무게감에서는 두산쪽으로 조금 더 기울었다.
예상대로 롯데의 기세는 대단했지만, 선발 공략에 성공한 두산이 첫 경기를 완승으로 가져갔다. 초반에 장원삼을 무너뜨린 것이 주효했다. 두산은 1회초부터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오재일-김재환의 3타자 연속 안타로 선제 1점을 뽑았고, 2회에는 정수빈과 페르난데스, 오재일까지 줄줄이 적시타가 터지면서 4점을 더 달아났다.
4회초 김재환의 투런 홈런으로 6-2까지 점수 차를 벌린 두산은 경기 중반 위기도 맞았다. 5회말 알칸타라가 흔들리면서 안타 4개를 맞고 2실점 했고, 6회말에는 두번째 투수 윤명준이 전준우에게 2점 차까지 쫓기는 솔로 홈런을 내줬다.
하지만 화력 대결에서 두산이 웃었다. 7회초 오재일의 2루타, 김재환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한 두산은 교체 출장한 오재원이 구승민을 상대로 투런 홈런을 쏘아올리면서 10-5까지 도망쳤다. 분위기를 완벽하게 끌어온 두산은 9회초 쐐기점까지 올렸다. 롯데가 9회말 마지막 추격 불씨를 살렸지만 승패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알칸타라는 5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으나 타선의 도움을 받아 시즌 첫승을 수확할 수 있었다.
한편 롯데는 1999년 이후 21년만에 개막 6연승을 노렸지만 불발됐다. 1999년 당시 4월 3일 부산 두산전~4월 10일 잠실 LG전까지 개막 6연승을 했던 것이 가장 최근의 기록이었다.
부산=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