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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타의 몰락.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왕기춘 유도회 영구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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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또 한명의 스포츠 스타의 몰락이다. 한국 유도 최고 선수로 올림픽에 두 차례 출전, 은메달을 따냈던 왕기춘(32)이 벼랑끝으로 내몰렸다. 더는 유도인으로 살아가기 힘들게 됐다.

대한유도회는 12일 서울 방이동 대한체육회 대회의실에서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어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구속된 전 유도 국가대표 왕기춘에 대해 만장일치 영구제명을 결정했다. 단급을 삭제하는 삭단 조치도 함께 내렸다.

이날 공정위원회에는 공정위원 9명 중 8명이 참석했고 8명 모두가 영구 제명에 찬성했다. 왕기춘은 위원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서면으로 해명했다.

대한유도회 스포츠공정위원회 김혜은 위원장은 "성폭행 여부와 상관없이 왕기춘이 미성년자와 부적절하게 성관계한 사실이 인정되고, 유도인의 사회적 지위를 손상했다고 판단해 가장 무거운 징계에 해당하는 영구제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구제명이 되면 향후 유도인으로 사회생활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왕기춘은 7일 이내에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왕기춘은 어린 시절부터 유망주로 각광받았던 엘리트였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원희를 이기며 차세대 간판으로 떠올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유도 남자 73㎏급 예선에서 갈비뼈 부상 중에도 결승까지 올랐지만 13초만에 한판패해 은메달에 머물렀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도 출전하며 재차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준결승에서 팔꿈치 부상으로 탈락했다.

이전에도 불미스런 사건, 사고가 많았던 왕기춘이다. 2009년엔 경기도 용인시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20대 여성을 폭행해 입건되기도 했고 2014년엔 병역특례로 육군훈련소에서 4주간 교육을 받으면서 휴대전화를 몰래 반입해 8일간 영창 처분을 받기도 했다. 2014년에는 SNS에 '이유없이 폭력을 가했다면 안타깝지만 맞을 짓을 했으면 맞아야죠'라며 체육계 체벌 문화를 옹호하는 댓글을 달아 팬들로부터 큰 비난을 받기도 했다.

왕기춘은 2016년 리우올림픽 예선전서 탈락해 은퇴한 뒤 대구에서 개인 유도관을 열고 생활체육 지도자 생활을 해왔다. 이후 아프리카TV와 유튜브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왕기춘의 성폭행 혐의는 지난 1일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알려졌다. 해당 사건은 지난 3월 16일 대구수서경찰서에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를 벌여왔다.

왕기춘 브랜드의 유도관은 현재 전국에 6개가 있는데 이번 사건으로 일부 유도관은 간판을 바꿔 달았고, 일부는 왕기춘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한유도회는 음주운전이 적발됐던 국가대표 여자 선수 A에 대해서는 경징계인 견책 결정을 내렸다. 공정위는 음주운전을 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당시 긴급 출동한 구급차의 진입을 위해 주차장에서 약 1m 후진 이동한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