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초구, 2구에 '베스트' 공을 던지는 게 관건이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이 불펜 투수들에게 당부의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 10일 경기 내용 때문이다. 두산은 잠실에서 KT 위즈와 맞붙어 연장 혈투 끝에 13대12로 이겼다. 승리는 했지만, 경기 내용을 뜯어보면 아쉬운 점이 많았다.
경기 초반 0-3으로 끌려가던 두산은 타선이 폭발하며 10-3으로 리드를 잡았다. 선발 투수 이용찬이 6회까지 4실점을 한 후 7회에도 마운드를 지켰지만, 멜 로하스 주니어-황재균-박경수에게 모두 출루를 허용하며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두산 벤치는 빠르게 박치국을 투입해 불펜을 가동했다.
그러나 박치국이 아웃카운트 1개를 잡고 이용찬의 선행 주자2명을 홈으로 들여보낸 후 물러났고,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불펜 투수들도 부진했다. 윤명준이 1⅓이닝 2실점, 함덕주가 아웃카운트 없이 1실점, 마무리 이형범은 2이닝동안 42구 역투를 펼쳤으나 결과적으로 3실점하고 말았다.
후반에 연거푸 실점한 두산은 KT에게 동점을 허용했고,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상대 끝내기 실책으로 간신히 이길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등판한 베테랑 투수 이현승이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책임져준 것이 위안거리였다.
12일 부산 롯데전을 앞두고 만난 김태형 감독은 "불펜 투수는 초구, 2구를 상대할때 베스트 공을 던져야 한다. KT전 경기는 초반 볼이 불리하게 가다보니 카운트를 잡으러 힘없는 공이 들어가 (맞은 것 같다). 가장 자신있는 공을 1~2구에 던져야 한다. 아직은 준비가 좀 부족했던 것 같다"면서 "우리 불펜 투수들은 150km 강속구를 뿌리는 유형의 선수들이 아니다. 이부분에 대한 강조를 계속 하고 있다"고 했다. 또 "이현승이 잘해줬지만, 사실 이현승이 그런 역할을 해줘서는 안된다. 후배들이 중요한 순간에 잘 막아주고, 현승이는 다소 편안한 상황에 나올 수 있는 투수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태형 감독은 개막 엔트리에 승선하지 않고 2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좌완 투수 권 혁도 머지 않은 시기에 1군에 불러올릴 것이라 예고했다. 김 감독은 "2군에서 경기에 나가며 컨디션을 올리고 있다. 조금 더 있다가 시기가 되면 불러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