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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속 K리그 뚜껑을 열어보니…예방지침 '옥에 티' 아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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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K리그의 코로나 대응지침 준수 활동에서 '옥에 티'가 나타났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무관중 개막을 실시하면서 예방지침을 마련했지만 일부 선수-코칭스태프 행동에 허점이 발견된 것.

지난 8∼10일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라운드 방송중계에서 이런 장면들이 종종 목격됐다.

연맹은 시즌 개막에 앞서 '코로나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고 각 구단과 선수단, 미디어에 철저히 준수해 줄 것을 요청했다.

매뉴얼 가운데 '경기진행 가이드라인(경기장 내 행동지침)'의 주요 내용을 보면 ▶선수단(선수, 코칭스태프, 팀스태프)은 경기장 내 마스크 착용 필수(선수의 경우 훈련 및 경기 출전 시 제외) ▶경기 중 벤치대기 선수단 마스크 착용 ▶선수단간 악수 등 신체적인 접촉 및 근접거리 대화 자제 ▶물병, 수건 등 개인용품 공동 사용 금지 등이다.

시즌을 개막하자 대부분 예방수칙은 잘 지켜졌다. 선수단은 킥오프 전 간단한 목례로 인사를 하고 주먹(또는 팔뚝) 하이파이브로 인사를 나누는 등 신체 접촉을 최소화했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매뉴얼을 거스르는 행동들이 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자주 목격된 '옥에 티'는 선수 교체 시 교체아웃 선수와 교체인 선수가 양손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이었다. 선수들간 악수를 자제토록 한 가이드라인에 어긋나는 행동이다. 경기에 집중하다보니 평소 하던 행동이 습관적으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전북-수원, 포항-부산전에서는 교체아웃돼 벤치로 들어간 선수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벤치에 앉아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트레이닝복 상의 지퍼를 끝까지 채운 뒤 '넥워머'를 끌어올린 것처럼 입을 가린 선수도 있었다.

경기장에서 뛰다가 들어와 숨이 가쁜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벤치 밖 장소에서 숨을 고른 뒤 벤치에 앉은 이상, 타인을 생각해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는 게 구단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경기가 끝난 뒤 벤치 대기하던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뛰던 선수들을 마중할 때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일부 선수가 눈에 띄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A감독은 경기 초반 벤치에 있을 때 마스크를 썼다가도 경기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에는 깜빡했던 모양이다. 마스크를 턱에 잠깐 걸치고 지시를 하는 정도가 아니라 마스크가 아예 사라진 모습이었다.

'경기 종료 후 지침'에는 '하프라인 재도열 후 악수 및 대화 금지'를 규정하고 있지만 이동하는 과정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 역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축구는 특성상 경기 중 신체접촉이 잦고, 심하기 때문에 행동지침이 형식적일 수 있다는 회의론도 있다. 하지만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이 확산된 시기와 K리그 개막이 하필 겹쳤다. 전국민이 불편해도 공동사회를 위해 따라야 하는 것이 예방지침인 만큼 K리그 현장에서도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