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강등후보 중 하나로 꼽히는 인천 유나이티드가 시즌 첫 경기부터 이변을 썼다.
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의 2020년 하나원큐 K리그1 개막전에서 무실점 무승부를 기록하며 값진 승점 1점을 거머쥐었다.
지난 시즌 10위를 하며 턱걸이로 잔류에 성공한 인천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넘본 5위 대구에 열세일 것이란 평가를 뒤집었다.
K리그 최고의 크랙으로 불리는 세징야를 '마지우개' 마하지가 꽁꽁 묶은 효과가 상당했다.
지난시즌 도중 인천에 입단한 호주 출신 미드필더 마하지는 팬들이 "세징야 숙소까지 따라갔다"고 농담할 정도로 경기 내내 세징야를 따라다녔다.
세징야는 집중견제 속에서 3개의 슛을 날렸으나, 골문을 향해 날아가는 유효슛은 단 한 개도 없었다.
세징야 의존도가 높은 대구는 후반 베테랑 데얀의 투입 이후 흐름을 가져갔지만, 원하는 골을 터뜨리지 못한 채 첫 경기를 무승부로 마쳤다.
시즌 전 안산 그리너스를 떠나 인천 지휘봉을 잡은 임완섭 감독은 "준비를 하면서 마하지가 충분히 세징야를 막을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인천은 이번 무승부로 최근 3시즌 연속 홈 개막전 무패(1승 2무)를 내달렸다.
지난해에는 제주와의 홈 개막전에서 전반 이창민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후반 무고사가 페널티로 만회해 1대1로 비겼다.
이어진 경남FC와의 홈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무고사의 활약에 힘입어 2대1로 승리했다. 2경기에서 2골 1도움으로 활약한 몬테네그로 공격수 무고사의 활약이 돋보인 시즌 초반이었다.
무고사는 2018년 홈 개막전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했는데, 이날 디펜딩 챔프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더 돋보인 선수는 문선민(현 상주 상무)이었다.
당시만 해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문선민은 전북의 국가대표급 수비진을 상대로 전반 3분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2-2 스코어로 맞이한 후반 9분 3대2를 만드는 결승골을 꽂아넣은 뒤 '관제탑 세리머니'를 펼쳐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인천은 지난 두시즌, 시즌 극초반 페이스를 유지하지 못하고 부진을 거듭하다 가을에 가서야 기적과도 같은 잔류 스토리를 썼다.
대구전 무승부는 또 하나의 잔류 드라마의 예고편이라고 하기에 부족하지 않아 보인다.
인천은 오는 17일 인천에서 선수로 활약한 김남일 감독이 이끄는 성남FC 원정에서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성남은 개막전에서 승격팀 광주FC를 2대0으로 꺾으며 기세를 탔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