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불펜 싸움 3연패. 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 선발투수들의 역투가 빛이 바랬다. 철벽 마무리 정우람은 활용조차 못했다.
김범수, 김범수, 안영명. 한화 이글스의 주말 3연전 패전투수는 모두 불펜이었다. SK 와이번스와의 개막 시리즈를 2승1패 위닝으로 장식하며 기분좋게 출발했지만, 키움에 스윕당하며 개막 첫주를 2승4패로 마무리했다. 키움 전 첫 경기는 동점을 만들고도 뒷심에서 밀렸고, 주말 2경기는 역전패였다. 마무리 정우람은 등판할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개막 전 한화의 성적을 최하위로 예상한 바 있다. 에이스 워윅 서폴드를 제외한 투타 전 부문에서 리그 하위권이라는 평가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서폴드는 예상보다 더 대단했고, 다른 선발진의 탄탄함도 돋보였다. 2차례 등판한 서폴드를 비롯해 장시환 장민재 김이환으로 이어진 한화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2.76. 2위 NC(2.96) 3위 롯데(3.18)에 앞선 리그 최고 성적이다. 또다른 외국인 투수 채드벨 없이 이뤄낸 값진 성과다.
2주 자가격리를 거친 다른 외국인 투수들이 고전중인 가운데, 서폴드만은 달랐다. SK 개막전 2안타 완봉승에 이어 일요일 키움 전에서의 구위도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시즌 2승에는 실패했다. 6회까지 이미 투구수 99개를 기록했던 서폴드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는 점에서 한용덕 한화 감독의 고민이 엿보인다.
수비진도 서폴드를 도와주지 않았다. 김회성은 5회 내야 땅볼을 놓치며 1점을 내주는 빌미를 제공했다. 이용규는 7회 첫 타자 이지영의 타구 판단에 실패, 3루까지 진루를 허용했다. 결국 서폴드는 이택근에게 적시타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고, 이어 등판한 안영명과 박상원이 무너지며 승리를 놓쳤다.
전날 키움과의 2차전 경기 양상도 비슷했다. 김이환이 5회까지 1실점으로 역투하며 3대1로 앞섰지만, 6회 신정락과 김범수, 이태양이 난타당하며 역전패했다. 급기야 김범수와 이태양은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개막전은 서폴드의 완봉승이었고, 7일 SK 전 승리는 정우람이 8회 2사에 긴급 투입돼 승리를 지켰다. 현재까지 불펜이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현재 한화 불펜에서 가장 구위가 좋은 투수는 김진영이다. 지난주 2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김진영은 6일 SK 전, 8일과 10일 키움 전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모두 '패한 경기 지는 상황'이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화의 2주차 반격을 위해서는 불펜의 분발이 필요하다. 한용덕 감독은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