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이동국, 이청용을 뛰어넘는 신스틸러들이 있었다?
코로나19 사태가 조금씩 진정되고, 기다리던 K리그가 개막했다. 무관중 경기로 조금 맥이 빠지기는 했지만, 개막을 할 수 있을 지 없을 지도 몰랐던 암울한 지난 날들을 생각하면 개막 자체가 감사하다.
시작부터 각 팀을 대표하는 간판스타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북 현대 이동국은 수원 삼성과의 공식 개막전에서 천금의 결승 헤딩골을 성공시키며 건재함을 알렸다. 유럽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울산 현대 이청용도 상주 상무와의 첫 경기에서 풀타임 활약했다. 공격 포인트는 없었으나, 깔끔한 플레이로 울산 공격을 이끌었다.
토종 스타 뿐 아니라 K리그2에서 뛸 레벨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았던 대전 하나 시티즈 안드레도 레벨이 다른 플레이로 화려한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팀 패배에도, 주목받지 못하는 포지션임에도 축구팬들을 사로잡은 선수들이 있었다. 두 선수 모두 외국인 선수들이다.
첫 번째 주인공은 수원 삼성의 새 식구 헨리. 올시즌을 앞두고 수원에 합류한 캐나다 국가대표 수비수다. 경기는 전북이 이동국의 결승골로 이겼지만,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패배팀 수비수 헨리에게만 쏟아졌을 정도로 그의 경기력은 압도적이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전북이 공격을 시도할 때마다 나타나 통곡의 벽이 됐다.
수원은 전북의 전력을 인정한다는 듯, 수비에 중점을 두고 경기를 진행했는데 이 악물고 뛰며 전북 공격진을 막는 헨리의 모습이 안타깝기까지 했다는 반응도 나왔다. 어찌됐든 헨리는 수원팬들에게 확실한 신고식을 한 셈이 됐다.
두 번째 선수는 인천의 마하지. 마하지는 9일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대구FC전의 히어로가 됐다. 양팀 경기는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는데,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는 것으로 평가받는 대구가 인천을 만나 고전했다.
대구의 고전에는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팀의 간판스타인 세징야가 꽁꽁 묶인 영향이 컸다. 인천의 수비형 미드필더 마하지는 세징야에게 마치 원한이라도 있는 듯, 그림자처럼 그를 따라다녔다. 안되면 잡아채기도 하고, 반칙 선언도 받았지만 어찌됐든 마하지는 자신의 역할을 100% 충실히 해냈다. 거칠게만 했다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겠지만, 강력한 압박에 공격 연결도 원활하게 해주며 수준 높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