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KIA 타이거즈의 포수 백용환(30)이 올 시즌 팀 내 부족한 장타율을 이끌고 있다.
백용환은 2020시즌 세 경기를 치렀는데 두 개의 홈런을 폭발시켰다. 팀 내 홈런 1위이자 리그에서도 상위권이다. 특히 지난 7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3-4로 뒤진 8회 말 선두타자로 나서 동점 솔로포를 쏘아 올리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고, 맷 윌리엄스 감독에게 KBO리그 데뷔승을 안기는데 견인했다.
당시 허구연 MBC해설위원은 "백용환 홈런 스윙은 마치 과거 박재홍을 연상시킨다. 상대 초구를 노리고 들어와 그대로 홈런으로 연결시킨다"고 설명하기도.
사실 올 시즌 KIA 코칭스태프는 장타율을 고집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시즌 20홈런 타자가 없는 팀 홈런 부문 최하위(76개), 장타율 8위(0.369)에 그치면서 장타력 향상이 시급했지만, 반대 전략을 쓰기로 했다. 장타보다 컨태과 선구안 위주의 타격으로 돌아섰다. 현실적인 약점을 메우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번 시즌 KIA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송지만 타격 코치는 "우리 팀은 장타를 쉽게 내는 선수들이 몇 명 되지 않는다. 그나마 장타력을 갖춘 최형우와 나지완도 선구안과 맞히는 능력이 좋다. 전반적으로 선구안과 컨택 위주로 가고, 투스트라이크 이후 공략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했다"고 전했다.
이어 "1~2명의 장타력을 끌어 올리기 위해 돕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 시간도 없다"고 덧붙였다. 뜬구름 같은 홈런을 쫓는 것보다는 출루율을 높이면 자연스럽게 득점찬스가 생기고 상황마다 작전으로 풀어가겠다는 전략이었다.
그 속에서 백용환은 거포로 성장 중이다. 사실 이번 시즌 주전 포수 마스크는 한승택의 몫이었다. 백용환도 2008년 입단으로 1군 경험이 적지 않지만, 지난해 한승택이 풀타임을 뛰었기 때문에 그 경험을 무시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포수에게 타격보다 중요하다는 수비력은 백용환보다 한승택이 낫다는 평가였다. 때문에 한승택의 체력을 고려해 백업으로 선발출전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승택이 심각한 타격부진을 겪자 진갑용 배터리 코치는 백용환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6일 광주 키움전처럼 수비 실책으로 인한 패배가 나오지 않는 이상 방망이 능력이 한승택보다 나은 백용환을 기용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는 외국인 투수와 한승택, 국내 투수와 백용환 플래툰 시스템이 이어지고 있다.
백용환이 꾸준하게 이번 시즌 기용될 수 있는 열쇠는 바로 타격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