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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3루수가 왜 거기에?' 색다른 시프트 전략, 롯데 히든카드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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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

2회말 KT 멜 로하스 주니어가 타석에 들어서자 롯데 자이언츠 수비진이 분주해졌다. 3루수 한동희가 발걸음을 옮긴 곳은 1, 2루 사이. 나머지 포지션엔 변화가 없는 가운데, 한동희만 자리를 옮겼다. 이날 로하스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롯데 수비진은 같은 장면을 반복했다. 이른바 시프트 전략이었다.

그런데 물음표를 붙일 만했다. 시프트 전략을 구사할 땐 수비 포지션에서 방향이 바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3루수가 유격수 자리에 서고, 유격수가 2루수 방향으로 치우치는 등 한 포지션씩 자리를 옮기는 형태로 전개된다. 하지만 롯데는 이런 방식 대신 한동희만 위치를 조정하는 형태를 고수했다.

이에 대해 야구계 관계자는 "납득할만한 시프트 전개"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격수는 그 팀에서 가장 수비 능력이 좋은 선수가 맡는다. 수비 범위나 어깨 면에서 다른 내야수에 비해 좋은 조건을 갖췄다"며 "유격수에 비해 수비 능력이 처지는 3루수라면, 굳이 포지션을 이동시키지 않고 3루수를 시프트 방향으로 옮기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롯데는 호주 스프링캠프와 국내 자체 청백전에서 줄곧 시프트 훈련을 이어왔다. 상대 타자 성향에 따라 적절한 시프트를 구사하면 그만큼 수비 효율이 증가한다는 코치진의 철학이 녹아 있었다. LG 트윈스 수비 코치 시절부터 시프트 활용에 적극적이었던 박종호 수석 코치가 시프트 전략 수립을 주도했다.

KT전에서 롯데의 시프트가 진면목을 보여주진 못했다. 첫 시프트 때는 로하스가 3루 뒤에 떨어지는 타구를 만들면서 실패했다. 이후 로하스가 삼진, 볼넷을 기록하며 타구를 생산하지 못하면서 시프트를 검증할 기회는 없었다. 롯데 허문회 감독은 "캠프 때부터 수석 코치가 조련해 온 부분"이라며 "무리가 없다면 시프트 전략을 계속 활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