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통상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투수가 잘 던진다고 해도 타자가 점수를 뽑아내지 못한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우려했던 장면이 2020시즌 개막전부터 나왔다. 지난 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한 KIA 타이거즈는 2대11로 패했다. 그나마 9회 말 백업 타자들이 집중력을 발휘해 영봉패를 면할 수 있었다.
이날 KIA는 경기 초반 오히려 앞서갈 수도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후속타 불발이 발목을 잡았다. 선취점을 내준 2회 말 KIA는 최형우와 장영석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 상황을 연출했다. 덕아웃의 보내기 번트 작전은 없었다. 경기 초반이기도 했고, 후속 타자가 유민상이었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유민상의 컨택 능력을 믿었다. 그러나 유민상은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고 말았다. 다음 타자는 7번 나지완이었다. "주자가 있을 때 나지완이 7번에서 제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윌리엄스 감독의 믿음에 보답해야 할 시간. 그러나 나지완은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됐다. 이어 8번 한승택은 삼진으로 물러났다. 무사 1, 2루 찬스를 허무하게 날려버렸다.
3회 초 3점, 5회초 4점을 더 내주며 0-8로 끌려가던 KIA는 6회 초 추격의 불씨를 살릴 기회를 잡았다. 선두 김선빈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려냈고,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가 볼넷을 얻어내 또 다시 무사 1, 2루 상황을 맞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중심타선에서 무너졌다. 최형우가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고, 후속 장영석이 5-4-3 병살타로 아웃됐다.
선발 출전한 타자들이 8회까지 생산해낸 안타는 4개 뿐이었다. 지난 시즌 팀 득점권 타율이 2할5푼6리로 7위에 그쳤던 KIA는 올 시즌 장타를 버리고 컨택 위주의 타격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여전히 KIA 타자들의 스윙은 컨택보다는 장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모습이었다.
윌리엄스 감독의 KBO리그 데뷔승이 걸려있는 6일 키움전, 이날 승리는 타격에 있다. 기본적으로 타자들이 득점권에서 잘 쳐줘야 한다. 다만 출루율을 높여 상대 투수들의 심리를 흔들어 놓는 전략도 필요하다. 누상에 주자가 없으면 투수들이 타자보다 심리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다만 최원준 박찬호 등 발 빠른 타자들이 출루할 경우 투수들은 도루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쫓길 수밖에 없다. 이후 실투를 유도할 수 있기 때문에 타자가 주도권을 쥘 수 있다. 단 개막전에선 최원준의 출루율은 2.00, 박찬호는 단 한 번도 베이스를 밟지 못했다.
발 빠른 타자의 출루율 향상, KIA의 첫 승 열쇠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