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빅리거' 출신이라는 타이틀은 거저 얻은 게 아니었다.
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 타자 딕슨 마차도가 개막전부터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마차도는 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펼쳐진 KT 위즈전에서 역전 결승 스리런포를 포함, 4타점을 올리면서 팀의 7대2 역전승을 이끌었다.
마차도는 이날 팀이 0-1로 뒤지던 5회초 무사 2루에서 깨끗한 좌전 적시타를 만들면서 시동을 걸었다. 첫 타석에서 KT 선발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에게 삼진을 빼앗겼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 보란듯 동점 적시타를 터뜨린 것.
세 번째 타석은 이날의 클라이맥스였다. 1-2로 뒤지던 7회초 1사 1, 2루에서 KT 김재윤과 승부한 마차도는 2B1S에서 144㎞ 직구가 바깥쪽 높은 코스로 들어왔으나 무리없이 공을 걷어올렸다. 빨랫줄 같은 타구는 그대로 좌측 담장 뒤로 넘어가는 스리런포로 연결됐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마이애미 말린스, 시카고 컵스를 거친 마차도는 메이저리그 통산 172경기 타율 2할2푼7리, 2홈런 37타점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기록은 934경기 타율 2할4푼7리, 38홈런 326타점. 지난해 트리플A에서 17홈런을 터뜨리며 중장거리 타격 능력을 과시했지만, 유격수라는 포지션과 수비 능력에 좀 더 초점이 맞춰졌던 게 사실이다. 팀간 연습경기서 타율 3할3리(33타수10안타), 1홈런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드러냈지만, 여전히 '수비형 외국인 선수'라는 꼬리표는 떼지 못했다. 개막전부터 4타점을 올리면서 자신의 능력이 수비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을 멋지게 증명했다.
마차도의 활약 속에 롯데는 전준우의 투런포와 정 훈의 희생플라이로 3점을 더 보태 KT를 7대2로 제압했다. 지난 2016년 4월 1일 고척 히어로즈전 2대1 승리 이후 4년 만에 얻은 개막전 승리다. 올 시즌 지휘봉을 잡은 허문회 감독도 개막전에서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