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지난해 세이브왕 하재훈은 올시즌 변화를 꾀한다. 변화구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하재훈은 야수였지만 지난해 투수로 데뷔해 바로 세이브왕에 오르는 신데렐라같은 성공 스토리를 썼다.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회전력을 가진 직구가 가장 큰 무기였다. 개막 때는 중간계투로 시작해 단계를 밟으며 마무리가 됐고 5승3패 36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1.98을 기록하면서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치렀다. 블론세이브가 단 1개 뿐으로 첫 시즌에도 강심장을 가지고 안정적인 마무리 능력을 보였다.
지난해 잘했는데 올시즌 투구 패턴에 변화를 주려고 한다. SK 염경엽 감독은 "하재훈이 올시즌엔 변화구 비중을 높일 것이다"라고 했다. 염 감독은 "작년 하재훈은 직구를 90% 이상 던졌다. 변화구 비중이 10%도 안됐다"라며 "변화구 비중이 20% 정도까지는 돼야 한다"라고 했다.
염 감독은 그 이유를 "직구의 가치를 더 높이기 위해서"라고 했다. 직구만 계속 던지면 타자들은 직구 하나만 노리고 그 타이밍만 잡고 타석에 선다. 다른 변화구를 던질 것이란 생각을 하지 않는다. 당연히 하재훈으로선 불리한 싸움이 된다. 지난해엔 처음보는 투수의 강력한 직구에 당했지만 1년을 만났던 투수이고 직구 타이밍만 잘 잡으면 항상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때릴 수 있게 된다.
변화구 비율이 높아지면 타자는 직구에 포인트를 맞추면서도 변화구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직구를 기다렸다가 변화구에 당하면 타자의 뇌리속에 변화구가 입력되고 동료들에게도 전파된다. 당연히 하재훈에게 유리한 싸움이 될 수 있다.
하재훈은 전지훈련 때부터 커브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재훈은 "작년엔 커브를 보여주기 위한 식으로만 던졌지만 올해는 커브를 결정구로 쓸 수 있을 정도로 던지고 싶다"라고 했었다.
'돌직구'로 KBO리그를 평정했던 오승환도 세월이 흐르면서 변화구를 더하며 최고의 자리를 유지했다. 하재훈도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선 꼭 필요한 무기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