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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첫 자율 FA시장 대박 나올까?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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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FA 대박? 글쎄요.'

프로농구 FA(자유계약선수)시장이 1일부터 열려 각 구단과 FA간 뜨거운 협상전에 들어갔다.

올해 FA시장은 사상 처음으로 모든 구단과 자유로운 협상이 허용돼 15일까지 전개된다. 자율협상 기간 동안 계약하지 못한 선수는 영입의향서를 제출받은 뒤 연봉 금액에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팀을 선택할 수 있다.

이처럼 제도 변경 이후 '첫판'이어서 예전과 달리 관심이 비상하다. 특히 자율경쟁이 허용되면서 이른바 '대박'을 터뜨릴 '대어'가 탄생할지에 시선이 몰린다.

한데 시장이 열리고나니 기류가 달라지고 있다. 각 구단들의 여론을 수렴한 결과 '대박'에 대한 회의론 확산되고 있는 것.

올해 FA시장에 나온 총 51명 가운데 '대어'로 꼽히는 양대산맥은 장재석(오리온)과 이대성(KCC)이다. 시장이 열리기 전까지만 해도 둘의 예상 시장가격은 장재석 7억원 이상, 이대성 최소 5억원으로 형성됐다. 지난해 김종규(DB)가 역대 최고액(12억7900만원)의 FA대박을 기록한 데 따른 '착시현상'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단들은 "자율협상 처음이라 그런지 이렇게 이상하게 돌아가는 FA시장은 처음이다. 선수들 몸값이 너무 과대평가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A구단 관계자는 "작년 FA시장에서 김종규는 객관적 '최대어'라 할 수 있지만 올해 장재석과 이대성은 FA 선수 가운데 '그나마' 대어급에 속한다는 의미 아니냐"는 말도 했다.

흔히 FA 타깃 1명을 두고 자율경쟁을 벌이면 몸값이 쑥쑥 올라갈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실수요자'가 많지도 않은 점도 '대박 회의론'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 장재석의 경우 필요로 할 팀이 별로 없다. 구단 의견을 종합하면, 원소속 오리온을 비롯해 KCC, KT, LG, 삼성 등 일단 5곳이 후보군이다. 이 가운데 걸러지는 팀들이 많다. LG는 조성원 신임 감독이 취임하면서 FA 보강에 대해 선을 그은 상태다. 삼성은 김준일이 있는 데다 삼성 계열 스포츠단의 투자 성향을 볼 때 가능성도 낮다. KT도 애매하다. 이대성도 노리고 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샐러리캡을 맞출 수가 없다. 장재석 이대성 둘 중 선택하라고 하면 KT는 이대성에 가깝다.

오리온은 이승현 최진수 허일영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진정한 센터가 없어서 장재석을 붙잡고 싶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돈'이 문제다. 2022년 FA가 되는 이승현을 대비해야 하는 데다 지난해 10구단 중 4번째로 많은 샐러리캡 소진율(94.4%)을 기록한 만큼 운신의 폭이 좁다.

나머지 팀들은 장재석 포지션 보강이 필요하지 않은 데다 "'그 돈'을 주고 영입하느니 가성비 좋은 선수를 찾거나 용병에 공을 들이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과열경쟁이 없으면 값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대성도 마찬가지다. 역시 후보군에 KT, LG, 오리온, 삼성, SK가 거론됐다. LG는 FA 보강 배제 방침을 차치하더라도 유병훈 붙잡기가 우선인 데다 플레이 스타일이 겹치는 김시래와 공존은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삼성은 이상민 감독 성향상 혼자 하는 농구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이대성은 힘들 것이란 주변 평가다. SK는 전태풍이 은퇴했고 김선형의 후계자를 찾아야 하지만 "샐러리캡 여유도 없고, '집토끼'를 잡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결국 KT와 오리온이 유력하게 남는다. 오리온은 장재석을 잡지 못할 경우, KT는 허 훈의 향후 군 입대를 대비해 가드가 필요하다. 1,2번 포지션을 모두 볼 수 있는 이대성의 장점때문에 더 많은 팀이 붙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몸값 산정'에는 후하지 않은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현실을 냉정하게 보면 이대성에게 가장 어울릴 팀은 양동근을 떠나보낸 현대모비스인 것 같은데, 이적 후 1년 안되면 전 구단 재이적 불가능 조항이 있다"며 헛웃음을 지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