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마침내 기다리던 한 방이 터졌다. 실투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 중심타자의 짜릿한 장타가 잠실 밤하늘을 갈랐다.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가 연습경기 첫 장타를 뽑아내며 깊은 우려를 기대감으로 바꿔놓았다. 라모스는 1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연습경기에 4번 1루수로 선발출전해 역전 2루타를 포함해 4타수 1안타 3타점을 마크했다.
라모스는 0-2로 뒤진 5회말 2사 만루서 두산 선발 이용찬을 우중간 2루타로 두들기며 주자 3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128㎞ 포크볼이 한복판으로 몰리자 경쾌하게 방망이를 돌려 우중간 담장 앞에 떨어지는 장타를 터뜨렸다.
이날 경기 전 류중일 감독은 그동안 방망이가 잠잠하던 라모스에 대해 "(자가격리로)기존 선수들에 비해 조금 훈련이 조금 부족한 것 같다. 게임을 하면서 컨디션을 찾아야 한다"면서 "호쾌한 스윙으로 큰 타구 날렸으면 좋겠는데, 지금까지 단타만 2개 쳤다. 홈런이 아니더라도 외야로 타구가 나갔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라모스는 전날까지 연습경기에 4차례 출전해 타율 1할8푼2리(11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단타만 2개를 날렸고, 홈런과 타점은 없다. 배트 중심에 맞는 타구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이날 경기 첫 두 타석에서도 스트라이크를 놓치고 변화구에 속는 패턴이 반복됐다. 1회 2사 1루 첫 타석에서 이용찬과 7구까지 접전을 벌였으나, 130㎞ 포크볼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4회 선두타자로 나가서는 이용찬의 한복판 높은 직구를 힘차게 잡아당겼지만, 1루수 땅볼이 됐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놓친 뒤 2구째 낮은 공을 노렸으나, 배트 중심에 맞히지 못했다. 류 감독은 4회가 끝난 뒤 이병규 타격코치를 불렀다. 라모스의 타격에 대한 얘기를 나눈 듯했다.
그러나 기다렸다는 듯 세 번째 타석에서는 선구안과 집중력을 발휘하며 그토록 바라던 장타를 날렸다. 연습경기 5경기, 16타석 만에 터진 장타. 7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라모스는 중견수에게 잡히긴 했지만, 상대 이동원의 152㎞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 외야로 날려보냈다.
라모스는 수비에서도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1회 호세 페르난데스의 땅볼을 더블플레이로 연결했고, 2회 오재원의 강습 타구를 안정적인 바운드 처리로 선행주자를 잡았다. 라모스는 8회 수비때 교체됐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