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야구계 전문가들은 "포수는 수비가 더 중요한 포지션"이라며 입을 모은다. 맞다. 기본적으로 안정된 포구부터 투수와의 배터리 호흡, 도루 저지, 더그아웃 작전 수행 등 수비시 해야 할 몫이 많다.
하지만 대세는 '공격형 포수'다. 양의지(NC 다이노스)는 지난해 35년만에 포수 출신 타격왕에 등극했다. 박동원(키움 히어로즈)과 최재훈(한화 이글스)도 3할 가까운 타율을 보였다. 두산 베어스의 통합우승을 이끈 박세혁은 포수 중 양의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안타(123개)를 생산해냈고, 야수 못지 않은 주력도 갖췄다. 과감한 베이스 러닝은 박세혁의 가치를 더 높였다.
지난 21일부터 고개를 든 KBO 연습경기에선 대부분의 포수들이 타격 부진을 겪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KIA 타이거즈 포수들의 상황이 심각하다. 세 명의 선수가 세 차례 연습경기에서 한 개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다. 진갑용 신임 배터리 코치에게 신임받은 주전 포수 한승택은 7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다. 백업 백용환도 3타수 무안타, 이정훈도 1타수 무안타를 기록 중이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포수를 미국 스프링캠프 때부터 주로 8번에 배치시킨다. 타격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하위타선에 배치하는 것. 다른 팀도 비슷한 상황. 사실 공격력만 따지면 한승택보다 백용환이 낫다. 한승택은 캠프 11경기에서 21타수 6안타(0.286), 자체 홍백전 11경기 22타수 6안타(0.273)을 기록한 반면 백용환은 캠프 9경기 14타수 7안타(타율 0.500)로 고감도 방망이를 과시했다. 자체 홍백전에서도 10경기 14타수 5안타(타율 0.357)를 기록했다.
진 코치는 "캠프를 통해 수비 기술적인 부분에서 미트질과 블로킹 자세, 푸트워크 등에 변화를 주고 훈련했는데 잘 따라와 줬다. 한승택 김민식 백용환 이정훈 등 어느 누가 주전마스크를 써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한승택이 주전 포수로 낙점받은 건 수비 능력과 경험 때문이다. 진 코치는 "수비에서는 한승택이 앞서고 공격력에서는 백용환이 앞서고 있다"며 "팀이 강해지려면 포수 수비가 우선 탄탄해야 하고 방망이까지 받쳐주면 금상첨화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승택은 지난해 생애 처음으로 풀타임을 소화해 경험치가 상승했다.
진 코치의 말대로 포수가 타격까지 잘하면 더 바랄 것이 없다. 남은 세 차례 연습경기에서 타격감을 끌어올려 정규시즌에서 방망이도 잘 친다면 KIA는 가을야구에 좀 더 접근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