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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꿈★지켜주자" '박지성 모교' 안용중 해체,황대호 의원의 마지막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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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중 해체 문제를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꿈을 지키기 위해 부디 한 발씩만 물러나 주십시오."

황대호 경기도의원(34·더불어민주당, 교육행정위)이 해체 위기에 놓인 안용중 문제에 직접 팔을 걷고 중재에 나섰다. 황 의원은 21일 오후 3시 경기도의회 제1간담회실에서 안용중 축구부 학부모, 학교 및 교육청 관계자들과 함께 안용중 축구부 해단 문제 논의를 위한 긴급 간담회를 개최했다.

'박지성 모교'로 널리 알려진 안용중은 최근 축구부 신임감독 채용 등을 둘러싸고 학교와 축구부 학부모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첨예한 감정싸움 끝에 해체 위기에 놓였다. 결국 지난달 30일 학교운영위원회가 축구부의 단계적 해체를 결정했다. 학교장이 이를 결재하고 경기도교육청에 통보하면 해체 절차가 마무리된다. 학부모들은 축구부 해단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해, 마지막까지 축구부를 지킬 뜻을 표했다.

박지성 JS파운데이션 이사장을 비롯해 염기훈(수원 삼성), 김영삼(수원FC 코치) 등 수원 연고 선수들이 잇달아 "안용중 축구부 후배들의 꿈을 지켜달라"고 호소했지만, 좀처럼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축구선수 출신 황 의원이 안용중 축구부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수원공고-명지대 골키퍼 출신으로 '레전드' 박지성의 직속 후배인 황 의원은 체육 현장을 아는 전문가다. 평소 학교체육을 통한 진로,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의 상생에 대한 또렷한 소신을 표해왔다. 황 의원은 '아이들'만 바라보고 있다. 어른 싸움에 아이들의 꿈이 희생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 95%를 위한 체육 정책에 당연히 동의하지만 5%의 재능 충만한 체육영재들의 꿈과 진로, 인권 역시 똑같이 존중받고 보호받아야 한다는 취지다.

2시간 가까이 학부모, 학교, 교육청 관계자들의 진지한 대화와 토론이 오갔지만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 몇 달간 해체 일로로 치닫는 과정에서 각자의 고집을 앞세운 학교도, 학부모도 상처의 골이 깊을 대로 깊었다. 황 의원은 "계속 이렇게 자기 입장만 이야기해서는 해결점을 찾을 수 없다. 이미 내용은 서로 다 잘 알고 있지 않나. 지금 중요한 건 학교와 학부모의 갈등 속에 피해를 입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아이들을 위해 축구부를 존속시키려면 더 이상 지난 일은 말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학부모들을 향해선 '축구부 해단 금지 가처분' 신청 취하를 권유했다. "결국 학교 운동부 해체는 학교장 결정에 달려 있다. 법적 조치는 내려놓고 '저희 때문에 얼마나 힘드셨나' 서로의 상처를 위로하고, 사과하시면 좋겠다. 아이들이 꿈을 이어가기 위해서 한발만 물러달라"고 요청했다.

황 의원은 "지난 5년간 경기도에서만 무려 350여 개의 학교 운동부가 해체됐다. 많은 이들이 안용중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축구선수' 박지성을 배출한 안용중 축구부는 상징적이다. 안용중이 무너지면 이후 30여 개 학교운동부 해체의 도미노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학생선수들의 좌절이 이어질 것이다. 학교 공동체도, 학부모님도 이런 큰 문제의식으로 이 건을 바라봐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황 의원은 학교 운동부를 향한 일방적 편견 대신 진로, 직업으로서 재능을 인정하고 키워주는 교육, 아이들의 꿈을 지지하는 정책을 강조했다. "내 아이가 박지성처럼 되면 물론 좋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아이들이 장차 박지성처럼 못 된다 하더라도 지금 축구를 하고 싶고, 축구를 사랑한다는 것이다. 이곳에서 좋은 축구선수도 나오고, 다양한 일을 하는 인재도 나올 것이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있듯 축구를 잘하는 학생도 있다. 똑같은 학생으로, 직업으로서, 진로로서 바라봐달라"고 당부했다. 황 의원은 "선수들을 최저학력제로 옭아매고, 공부하는 선수를 강조하고 있지만 경기도 최저학력 실태를 데이터로 확인해본 결과 학생선수들의 학력은 보통 학생들의 평균 학력에 비해 결코 낮지 않았다"면서 운동부에 대한 일방적인 시선을 경계했다.

경기도교육청 체육교육 담당 장학관은 "학교운영위원회가 축구부의 단계적 해단을 결정했지만 아직 학교장의 공식 결재는 이뤄지지 않았다. 교육청에서 축구부 해단을 보류하도록 요청해놓은 상황"이라면서 "교육청도 피해를 입는 학생이 없도록 축구부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