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SBS 월화드라마 '아무도 모른다'가 21일 종영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좋은 어른 차영진(김서형)과 나쁜 어른 백상호(박훈)가 최후의 대결을 펼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아무도 모른다'는 '좋은 어른은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끝을 맺었다. 촘촘한 스토리와 디테일한 연출이 더해져 유종의 미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종회는 11.4%(닐슨코리아 집계·전국 기준)를 찍으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물론 이런 기록을 얻은데에는 주인공 차영진 캐릭터를 맡은 김서형의 공이 크다. 김서형은 전작 'SKY캐슬'에서 '쓰앵님' 김주영 캐릭터로 인기를 모았다. "전적으로 저를 믿으셔야합니다"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화제였다. 자신의 아픔을 뒤로 감추고 차가운 입시 코디네이터로 변신한 김서형의 모습에 대중은 열광했다. 이에 '아무도 모른다'의 이정흠 PD는 차영진에 김서형 외에는 생각할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김서형에 차영진을 일체화시켰다.
때문인지 차영진 캐릭터는 김주영 캐릭터와 묘하게 오버랩된다. 스타일은 바뀌었지만 분위기와 연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사 처리나 표정, 눈빛 등이 김주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연기로 차영진을 만들어냈다.
'SKY캐슬'과 '아무도 모른다'는 장르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해도 전혀 다른 스타일의 작품이다. 하지만 김주영과 차영진만 놓고 보면 캐릭터 성격이 크게 달라 보이진 않는다. 차영진은 19년 동안 오로지 범인을 찾는 것에만 인생을 쏟아부은 인물이다. 자식을 망쳤다는 고통으로 10년을 보낸 김주영과 비슷해서일까. 김주영이 경찰로 변신해 수사현장을 뛰어다닌다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일 것이라는 말이다.
김서형의 소속사는 22일 '아무도 모른다'가 종영하면서 보도자료를 통해 '김서형이 더욱 다양하게 활용돼야 한다'고 자화자찬했다. 이들은 '처음 맡은 타이틀롤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본인의 기량을 다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무색하게 등장하는 인물들과 균형을 유지하며 주연배우로서 훌륭한 합을 보여줬다. 전작의 기록적 흥행에서 비롯된 기대와 관심에 부응하는 한편, 주연으로서의 가능성에 던져진 의문을 보기 좋게 불식시켰다'고 자체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아무도 모른다'를 통해 김서형의 캐릭터가 더 굳어졌다는 목소리도 높다. '차가운 도시 여자'에 최적화된 배우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다른 연기를 믿고 볼 것인가는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애절한 멜로를, 톡톡 튀는 코미디를 맡길 수 있을까. 올 1월 개봉해 60만명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친 코미디 영화 '미스터 주:사라진 VIP'에서도 김서형은 차가운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김서형은 2003년 영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에서 파격적인 연기를 펼치며 데뷔했다. 이후 2008년 SBS드라마 '아내의 유혹'에서 신애리 역을 맡으며 엽기적인 캐릭터라는 평까지 얻을 정도로 화제를 모아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2018년 'SKY캐슬'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누리게 됐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