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제 볼넷은 신경 안씁니다."
SK 와이번스 김택형이 달라졌다. 시원하게 강속구를 뿌리지만 제구가 잘 안된다는 평가를 들었던 김택형은 어느덧 프로 6년차가 됐고 경험을 쌓으면서 성숙해졌다. 풍파도 겪었다. 2017년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 지난해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김택형은 올시즌 준비를 차근차근했고, 정상적인 몸 상태로 시즌을 앞두고 있다.
김택형은 2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첫 연습경기서 팀의 세번째 투수로 나와 1이닝을 소화했다. 6-2로 앞선 7회초 등판해 이택근과 김주형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지만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의 바통을 이었다. 최고구속은 145㎞.
안타가 없었던 것은 좋았지만 볼넷 2개는 아쉬운 부분. 아무래도 김택형에겐 제구라는 숙제가 있기 때문이다.
김택형은 22일 인터뷰에서 "볼넷은 신경쓰지 않았다"라고 했다. "예전엔 볼넷을 주지 말자고 생각하니 오히려 더 제구가 안됐다"면서 "볼넷을 주는 거에 신경을 쓰지 않고 내 공을 던지려고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프지 않고 던지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는 김택형은 "감독님께서 피칭할 때 첫 동작만 잘 이뤄지면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다고 하셔서 부드러운 투구폼으로 바꾼 것에 포인트를 맞추고 있다. 컨트롤은 별로 신경쓰지 않고 가운데를 보고 던진다"라고 했다. 전날의 볼넷 2개를 얘기하자 "아무래도 다른 팀과 경기를 해서인지 조금 힘이 들어갔었나보다"라고 쿨하게 대답.
청백전에서는 9이닝을 던져 4안타 3볼넷 9탈삼진 3실점으로 나쁘지 않은 피칭을 했다. "청백전을 시범경기라고 생각하고 던졌고, 연습경기 들어가면서는 시즌이라고 생각했다"며 집중력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아직 보직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김택형은 김태훈의 공백을 메울 가능성이 크다. 김태훈은 지난해 왼손 셋업맨으로 71경기에 등판해 4승5패 7세이브 27홀드를 기록했고 올시즌엔 김광현이 빠진 선발진에 포함됐다.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것에 대한 부담보다 기대가 더 크다고 했다. "올해는 잘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김택형은 목표가 무엇이냐고 묻자 "형들과도 얘기를 했는데 '김태훈보다 잘하자'로 정했다"라고 했다.
빠른 공을 던졌던 유망주가 올시즌엔 어떤 성장을 보여줄까. 긍정의 눈빛에서 걱정보다 기대감이 생겼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