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올해 전세계 스포츠 산업 수입이 전년 대비 42.9% 감소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이 나왔다. 도쿄올림픽이 연기되고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와 유럽 프로축구 등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들이 셧다운된 가운데 코로나바이러스 펜데믹이 다른 산업보다 스포츠 분야에 더욱 광범위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구체적 수치로 제시된 것이다.
미국 스포츠마케팅사 투서클(Two Circles)은 22일(한국시각) '스포츠 현장에 대한 갑작스럽고도 지속적인 방해 작용 때문에 올해 전세계 스포츠 산업 수입은 737억달러에 머물러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예상 수입에서 616억달러나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서클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스포츠는 1290억달러의 수입을 올려 전년 대비 4.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1990년대 이후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가던 세계 스포츠 산업 성장률이 올해 마이너스 42.9%로 곤두박질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다. 투서클이 전세계 주요 스포츠 이벤트가 취소되거나 축소되는 현실을 반영해 내놓은 객관적 예상치라는 점에서 향후 스포츠 산업이 붕괴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ESPN은 '전세계 스포츠는 3월 중순 이후 멈춰선 상태다. 그러나 스포츠 산업을 덮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의 영향은 향후 수년간 이어질 수 있다. 올해 스포츠 이벤트 가운데 53%만이 계획된 일정을 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투서클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열릴 수 있는 스포츠 이벤트는 2만6424개다. 지금까지 취소된 이벤트 만을 감안해 계산한 수치다. 그러나 바리어스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이 수치는 계속 감소할 수 밖에 없다. 올해 티켓 판매가 완료된 프로 스포츠와 관중 5000명 이상 동원하는 선수권 대회는 모두 4만8803개다.
투서클이 이번에 집계한 스포츠 산업 수입에는 주최자의 이벤트 사업, 중계권과 같은 미디어 세일, 스폰서십 권리 등이 포함된다. 가레스 볼치 투서클 CEO는 "최근 경제적 불황에서도 스포츠는 다른 산업들과 비교해 경기 회복력을 증명해 왔다. 스포츠 현장이 멈춰선 현재 스포츠 산업의 모든 종목은 심각한 경제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스포츠는 돌아올 것으로 확신한다. 무관중 경기로 하든 관중을 꽉 채워놓고 하든 스포츠 경제는 다시 살아날 수 있다"며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볼치 CEO의 말대로 현재 전 세계에 걸쳐 일부 종목이 재개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는 5월 중 관중없이 리그를 시작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과 호주처럼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줄어든 국가들도 무관중 경기를 원칙으로 스포츠 재개를 본격화하고 있다. KBO리그가 오는 5월 5일 정규시즌을 개막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미국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지휘하고 있는 국립감염병연구소장인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지난 주 백악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올해 프로 스포츠를 되살리는 방법은 관중을 들이지 않고 선수들을 호텔에만 머물게 하는 것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