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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번이 어때서?" EPL 가장 높은 번호 고수하는 리버풀 주전풀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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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리버풀 주전 오른쪽 풀백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등번호는 66번이다.

리버풀 팬들에겐 익숙한 번호지만, 유럽챔피언스리그 디펜딩챔피언이자 30년만의 리그 우승을 앞둔 리버풀의 주전 풀백 번호라기에는 어딘지 어색하다. 대다수 클럽의 대다수 주전 풀백들은 한 자릿수 등번호를 단다. 2번, 3번을 선호한다. 어쩌다 두 자릿수라고 해도 22번, 23번 정도다. K리그1에선 '국대 풀백' 김진수가 전북에서 22번, 김태환이 울산에서 23번을 단다.

66번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범상치 않은 번호다. 심지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컵을 들어올릴 팀의 주전 수비수가 66번을 다는 경우는 없었다.

21일(한국시각) 리버풀 장비 담당 매니저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알렉산더-아놀드의 번호, 66번의 비하인드스토리를 전했다. 66번은 EPL을 통틀어 1군 주전 선수중 가장 높은 번호다. 많은 선수들은 자신의 이름이 알려지고, 주전으로 인정받게 되면 낮은 번호로 바꾼다. 그런데 알렉산더-아놀드는 다르다. 자신의 SNS에 66번 유니폼 사진을 올리며 애착을 표한다. 리버풀 장비 담당 리 래드클리프는 "어린 유스 출신 선수들이 1군에 들어오면 우리는 일부러 높은 번호를 준다"고 했다. "곧바로 낮은 번호를 쉽게 내주지 않는다. 무슨 소리인지 알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비어 있는 번호나, 자신이 생각하던 번호와 유사한 번호를 선택한다. 이제 막 팀에 들어온 선수들에게는 그런 번호를 준다"고 설명했다.

알렉산더-아놀드는 2016년 1군 입단시 받은 66번을 고수하고 있다. 2016년 10월 토트넘을 상대로 2대1 승리를 거둔 리그컵 데뷔전 이후 5년만에 125경기를 뛸 때까지 여전히 66번을 달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래드클리프에 따르면 알렉산더-아놀드는 한번도 번호를 바꾸고 싶다는 의사를 표한 적이 없다. 그는 "등에 66번을 단 선수가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자축하는 장면을 보게 된다면 기분이 묘할 것같다. 그렇게 높은 번호를 가진 선수가 우승하는 것을 본다는 게…. 어떤 이들에게는 굉장히 행복한 장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래드클리프는 알렉산더-아놀드의 66번이 유스 출신 어린 선수들에게 희망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알렉산더-아놀드처럼 1군에 막 올라와 행복한 선수들, 자신이 얼마나 뛰어난지 아직 모르는 선수들에게 큰 기쁨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한번도 번호를 바꿔달라고 요청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번호에 대해 느긋한 것같다. 66번을 받고서 '이 번호 나와 제법 잘 어울리는데… 계속 이 번호로 가야지'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후 이 번호가 수년간 리버풀에서 얼마나 아이코닉한 번호가 됐는지도 아직 모르는 것같다"고 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