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한화 이글스 젊은 타자들의 방망이가 뜨겁다. '20세' 노시환과 유장혁에 이어 '육성선수' 조한민과 노태형까지 불을 뿜고 있다. 5월초 개막이 임박한 한화의 28인 엔트리가 좁게 느껴진다.
한화는 1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13번째 자체 청백전을 치렀다. 올해 한화 청백전은 투수전 양상이 많았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백팀이 홈런 3방을 터뜨리며 11대1로 대승을 거뒀다.
특히 지난 9일 첫 합류한 조한민과 노태형의 배트가 날카롭다. 조한민은 2대0으로 앞선 3회말 1사 만루에서 청팀 선발 김이환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는 만루홈런을 때려냈다. 중계중이던 문가혜 리포터와 오리온 전력분석원의 입이 딱 벌어졌다. 백팀은 뒤이어 2년차 타자 유장혁까지 2점 홈런을 추가하며 단숨에 8대0으로 앞섰다.
5회말에는 노태형이 펀치력을 과시했다. 장운호의 안타와 조한민의 번트, 김종민의 볼넷으로 이뤄진 무사 1, 2루 상황에서 노태형이 바뀐 투수 박상원을 상대로 3점 홈런을 터뜨린 것. 김이환은 올시즌 선발 후보, 박상원은 한화 차기 마무리감이자 올시즌 불펜의 중심으로 분류되는 핵심 선수다. 그래서 더욱 예상치 못한 홈런이었다.
조한민과 노태형은 육성선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때문에 지난 9일 김현민 대신 나란히 콜업된 두 선수는 키스톤 콤비로 호흡을 맞추는 한편 타석에서도 경쟁심을 불태우고 있다. 그 덕분인지 절정의 타격 컨디션이 돋보인다. 조한민은 오늘까지 4경기에서 11타수 6안타 6타점, 노태형은 13타수 4안타 4타점을 기록중이다. 특히 빠른 발과 기민한 수비력에 초점이 맞춰진 선수들답지 않게 연일 장타력을 뽐내고 있다.
규정상 육성 선수의 합류 시기는 5월 1일이다. 정민철 단장을 비롯한 한화 관계자들은 "조한민과 노태형 같은 육성 선수들이 시즌 개막과 함께 합류할 수 있다면 전력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반겼다. 다만 올시즌이 코로나19로 인해 한달 넘게 미뤄지는 만큼 일정이 변경될 수 있다. 이에 대해 KBO 관계자는 "우선 21일 이사회에서 개막일이 확정된 이후 실행위원회에서 논의해야할 것 같다. 현재로선 이야기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북일고 출신 우투좌타 내야수인 노태형은 지난 2014년 2차 10라운드, 전체 104순위로 뽑힌 선수다. 1년 9개월간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친 뒤 2019년부터 다시 팀에 합류했다. 타격에서의 가능성은 인정받았지만, 수비력 보강이 과제로 지적받아왔다. 정민철 단장은 "2015년 드래프트 하위 라운드에서 지명된 선수가 아직 프로 무대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잠재력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고 칭찬한 바 있다.
조한민도 2019년 2차 8라운드, 전체 83순위로 지명된 2000년생 내야수다. 동기 노시환과 유장혁, 변우혁, 투수 김이환 등이 대형 유망주로 주목받는 동안 조용히 퓨처스에서 가다듬어온 실력을 뽐내고 있다.
한화 타선은 올봄 돌아온 이용규 하주석, 새롭게 합류한 장시환 정진호 김문호를 중심으로 치열한 엔트리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김태균 송광민을 비롯한 베테랑, 장진혁 노시환 유장혁 등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이 어우러진 가운데 조한민과 노태형의 등장이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한용덕 감독이 "현재까지 우리 팀 전력에는 만족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내는 이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