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옆으로 휘는 체인지업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
SK 와이번스 정영일은 가벼운 허리 통증으로 인해 미국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않고 강화 퓨처스파크에서 훈련을 했다. 추위 때문에 실내에서 해야하는 제약이 있었지만 충실하게 시즌을 준비했다.
정영일은 "날씨가 따뜻한 곳으로 가지 못했지만 계획했던대로 잘 이뤄졌다"면서 "몸쪽 비율을 높이려고 하는데 커맨드도 잘 이뤄지고 있다. 체인지업을 다양하게 구사할 계획인데 생각대로 잘 되고 있다"라고 했다.
체인지업은 직구와 비슷하게 오다가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지는 변화구다. 아래로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많은 투수들이 결정구로 사용한다. 정영일은 아래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에다가 옆으로 휘는 체인지업도 던진다고 했다.
정영일은 "체인지업과 같은 그립을 잡지만 팔 방향과 손가락을 조절하면 공을 옆으로 휘게 할 수 있다"라고 했다. 지난해에도 던졌던 공이라고. 정영일은 "작년엔 주로 왼손 타자에게 던졌는데 실투가 좀 나왔다. 작년 플레이오프 때부터 좋아지기 시작했고, 겨울 동안 다듬으면서 완성도가 올라갔다"라며 "올해는 왼손 타자 오른손 타자 가리지 않고 타자의 성향에 따라서 자주 던질 생각"이라고 했다.
이렇게 변화를 주는 이유는 당연히 더 잘던지기 위해서다. 정영일은 "3년간 KBO리그 타자들을 많이 연구했었다.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많은 타자를 상대해 데이터는 쌓여있다. 그리고 그 3년 동안 상대도 나에 대해 연구를 많이 했을 것이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라고 했다.
시즌이 되기 전에 자신의 바뀐 공을 알려줘도 될까. 정영일은 자신감을 보였다. "상대가 알고 있는다고 해서 달라지지는 않는다. 내가 던진다는 것은 알아도 무엇을 던질지는 알지 못하지 않는가"라며 "내가 어떤 공을 던지든 실투가 나오면 타자가 칠것이고 내가 잘 던지면 타자는 알고도 못 칠거다"라고 했다.
함께 필승조로 활약했던 김태훈이 선발로 보직을 바꾸면서 정영일의 어깨가 좀더 무거워 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정영일은 지난해 주로 선발이 내려갔을 때 등판해 리드 상황을 셋업맨에게까지 연결해주는 역할을 했었다. 44경기서 1승2패1세이브 8홀드, 평균자책점 3.21을 기록했다. 김태훈이 빠져 정영일의 보직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정영일은 이런 상황을 오히려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정영일은 "(김)태훈이가 정말 잘해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불펜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며 "김택형 등 젊은 선수들이 많이 좋아졌고, (김)세현이 형도 왔다. 부담보다는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