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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올시즌 2강 후보"…정민철vs차명석, 두 단장의 '장외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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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올해 한화가 잘할 것 같다."vs"LG는 올시즌 2강 후보다."

프로야구 개막 분위기가 조금씩 무르익는 가운데, 해설위원 출신 단장들의 장외 신경전도 볼만하다. 차명석 LG 트윈스 단장의 선공에 정민철 한화 이글스 단장이 반격을 펼쳤다.

한화는 13일 오후 1시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12번째 청백전을 치렀다. 정민철 단장은 해설위원으로 직접 참여, 팬들과 소통했다. 스프링캠프 종료 이후 정민철 단장이 마이크를 잡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정민철 단장의 깊이 있고 세련된 해설은 한화 팬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팀과 선수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아내다가도, 실수가 나오면 "자신의 가치는 스스로 높이는 것"이라며 준엄한 질책도 서슴지 않는다.

차명석 단장은 구수한 달변이 돋보인다. "롯데는 작년보다 18~24승을 더 거둘 것", "올해 한화가 정말 전력이 좋다. 잘할 것 같다"며 타 팀에 대해 슬쩍 언급하는 화법도 돋보인다. 지난 5일 중계 당시 정민철 단장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정민철 단장이 한화를 정말 잘 꾸며놓았다. 2차 드래프트도 잘했고, 선발진도 안정돼있다"고 호평한 것.

정민철 단장은 이날 중계 도중 '차명석 LG 단장이 올시즌 한화를 높게 평가하더라'는 말에 "다분히 전략적 발언"이라며 웃었다. 속마음과는 무관한 '흔들기'라는 지적이다. 이어 '그럼 정민철 단장도 한 마디 하시라'는 말에 "LG는 당연히 올시즌 2강 후보"라고 맞받았다.

이날도 정민철 단장의 날카로운 해설이 돋보였다. 1회 청팀 선발 한승주를 향해 "머리가 흔들리는 점은 고쳐야한다. 가늠좌가 흔들리는 투수는 좋은 제구력을 가질 수 없다"고 지적했고, 장시환에게 볼넷을 얻어낸 이용규에겐 "저런 인내력이 기록에 드러나지 않는 가치"라고 칭찬했다. 임준섭에 대해서는 "숨김 동작에 강점이 있다. 활용도와 잠재력이 높다"고 거듭 강조했다.

반면 김문호에겐 "낙구지점 포착에 문제가 있다. 공을 쫓는 행로 자체에 오류가 있었다", 유장혁에 대해서는 "외야수는 타구의 속도를 감안해 첫발을 떼는 게 능력인데,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좌익수 수비는 정진호가 가장 안정적"이라는 평도 덧붙였다. 김회성에게는 "잦은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하지만 경력이 이 정도 쌓였으면 부상도 실력"이라고 일침을 날리기도. 김회성은 정민철 단장의 말을 들은 것마냥 이날 이현호를 상대로 장쾌한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정민철 단장은 시청자들을 향해 "투수의 컨디션을 체크하려면 구속보다는 던지고 난 직후 팔의 위치를 보는 게 좋다"고 조언하는가 하면, "제라드 호잉은 타격 훈련을 시작했고, 워윅 서폴드와 채드 벨은 불펜피칭을 앞두고 롱토스 중"이라며 자가 격리를 마친 외국인 선수들의 근황도 전했다.

이날 청백전에서 백팀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장시환은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QS)를 달성했다. 올시즌 한화의 토종 에이스로 꼽히는 선수답게 묵직한 직구와

낙차큰 커브는 정민철 단장을 연신 감탄케 했다. 하지만 3회 장진혁에게 허용한 펜스 직격 2타점 2루타가 결승타가 됐다. 7회 장시환의 뒤를 이은 이현호는 김회성에게 솔로 홈런을 내준데 이어 조한민과 이용규에게 연속 안타로 타점을 내주며 아쉬움을 삼켰다.

장시환의 맞상대로 나선 한승주와 5선발 후보 임준섭은 각각 2이닝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김진영과 윤대경, 윤규진은 각각 1이닝 무실점으로 바톤을 이어받으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육성선수인 조한민은 3경기 연속 주전 유격수로 출격, 이날 2루타 1개 포함 3타수 3안타 1타점의 영양만점 활약을 이어갔다.

한용덕 감독은 올시즌 한화의 선발진 구성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서폴드와 벨, 장시환, 장민재까지 4선발은 확정된 분위기다. 장시환은 여러차례의 청백전 선발등판을 통해 트레이드 직후부터 3선발로 꼽힌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장민재는 밀워키 브루어스 마이너리그 팀과의 연습경기 4차전 이후 22이닝 동안 비자책점 1점을 제외하고 '실점 0'의 퍼펙트 피칭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 경기에서는 청백전에서 보기 드문 '7이닝 완봉'을 선보인 바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