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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김희애의 '불륜극'은 언제나 옳다..'내 남자의 여자'→'부부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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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순진한 얼굴에 그렇지 못한 태도' 최근 유행어처럼 이어지고 있는 이 '드립'이 가장 잘 어울리는 캐릭터는 바로 '부부의 세계' 속 지선우(김희애)다. 우아한 얼굴을 가지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강렬한 계략과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도 지선우를 눈 여겨 볼 만 하다.

분당 최고 시청률 23.6%, 전국평균 최고 시청률 18.8%(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를 기록하고 있는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주현 극본, 모완일 연출)의 성공 역사는 이렇게 만들어지고 있다. 자극적인 수준이 매운맛을 넘어서 '마라맛'이라는 점도 성공의 요인으로 꼽히지만, 무엇보다도 몸을 아끼지 않는 김희애의 연기력이 바로 시청자들의 기립박수를 부른다. 눈에 핏대를 세워가며 남편 이태오(박해준)와 여다경(한소희)의 불륜을 폭로하고, 여기에 이태오와의 몸싸움까지도 불사하며 자신의 몸을 내던지는 모습은 지선우가 얼마나 이혼에 대해 '진심'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부부의 세계'는 김희애에게 또 다시 인생 작품이 되고 있다. 자신의 감정의 100%를 넘어 120%를 쏟아내며 연기하고 있다는 김희애의 말이 시청자들에게 '진짜'로 다가오고 있는 것. 완벽해 보였던 결혼생활 속에서 남편과의 균열이 발생했고, 의사로서 거침이 없었던 그의 커리어에 변수가 생기면서 벌어진 이야기들이 6회를 지나며 촘촘하게 담겼다.

더구나 자신이 지켜야만 하는 아들 준영(전진서) 앞에 또 다시 이태오와 여다경의 등장이 예고되며 잠시간 안정을 찾았던 지선우의 삶에 불확실한 미래가 드리워졌다. 여기까지 만으로도 2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30%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이 성공의 중심에는 이견이 없을 정도로 단단히 버티고 있는 김희애가 있다. 김희애는 SBS '내 남자의 여자'(2007)와 JTBC '아내의 자격'(2012), 그리고 '밀회'(2014)에 이르기까지 '불륜극' 성공의 키를 쥔 바 있다. '내 남자의 여자'에서는 친구의 남편을 빼앗았고, '아내의 자격'에서는 동네에서 만난 치과의사와 사랑에 빠졌다. '밀회'에서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던 연하남 유아인과의 로맨스를 제대로 그려냈다. 김희애는 이 모든 이야기에 '사랑'이라는 서사를 당당하게 부여하며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다. '불륜'이라는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여성을 연기하고 있음에도 응원을 받을 수 있던 이유는 김희애가 주는 연기의 힘이었다.

이번에는 상황을 뒤집어 시청자들을 설득하고 있는 김희애다. '불륜극' 속에서 그 치명적인 힘이 배가되는 김희애는 이번에는 남편과 어린 여성의 불륜을 그저 지켜보고 참지만은 않는 '복수 여전사'로 거듭났다. 데이트 폭력을 일삼는 남자친구 박인규(이학주)에게서 벗어나려 노력하는 민현서(심은우)와 힘을 합치는 모습이나 이태오의 동기인 손제혁(김영민)의 외도에 지쳐있던 고예림(박선영)이 각성해나가는 모습 등도 앞으로 그려질 '부부의 세계'의 서사를 더 탄탄하게 만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잔혹한 '복수월드'의 끝, 그곳의 김희애가 더 궁금해진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