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코로나19 확산 속에 일본 야구계는 패닉에 빠진 모양새다.
한신 타이거즈 소속 선수 3명의 확진 판정 뒤 센트럴-퍼시픽리그 소속 대부분의 구단이 자체 훈련 일정을 중단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정부가 코로나의 급격한 확산에 긴급사태를 선포하면서 4월 말로 내다봤던 시즌 개막도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일각에선 6월 이후에도 개막 일정을 잡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KBO리그와 마찬가지로 일본 팬들도 시름에 잠겨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프로야구선수회(회장 스미타니 긴지로)가 의미 있는 행동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일본 스포츠지 주니치스포츠는 '선수회가 최근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 감염 확대 방지 활동 기금에 대한 회원 모두의 동참을 요청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이 기금은 일본 현지 전문가들의 자발적 참여와 한 크라우드 펀딩 기업을 통해 진행 중인 것으로, 조성된 기금은 의료기관, 유소년 활동, 코로나백신 연구 지원 등에 쓰인다. 지난 3일부터 시작된 펀딩에 8일 오후 2시 현재까지 3477명이 참가해 4906만3000엔(약 5억4875만원)이 모인 상태다. 야나기타 유키(소프트뱅크 호크스), 나카무라 유타(히로시마 카프) 등 일부 선수들은 기부 행렬에 동참하면서 코로나 극복 응원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스미타니 선수회장은 "전 구단의 선수회장과 협의 하에 소속 선수들 전원을 대상으로 기금 조성, 기부 방법 등에 대해 안내했다"며 "선수회가 코로나 확산 방지에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하루 빨리 일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그리고 팬들에게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도록 선수들은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함께 고난을 극복하자"고 선수, 팬들의 협력을 호소했다.
일본 팬들은 선수회의 움직임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재팬 댓글란을 통해 '프로야구 선수는 사회와 팬들에게 지금까지 많은 꿈과 희망을 안겨줬다. 그라운드를 누비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이런 활동으로 (사회, 팬에) 힘이 되어주는 것에 믿음직스럽다'는 의견을 남겼다.
팬사랑에 보답하기 위한 선수들의 노력은 일본 뿐만 아니라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유럽 프로리그 소속 선수들도 코로나로 곤경에 처한 구성원, 시민들을 돕기 위해 기부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전세계 리그의 시계는 멈췄지만, 스타들은 다양한 형태로 '팬퍼스트'를 실천하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