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정부의 강도높은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이 2주 연장된 가운데, 간단한 외출도 없이 이를 철저히 지켜온 사람들이 있다. 바로 자가 격리 중인 KBO리그 외국인 선수들이다.
한화의 외국인 선수 제라드 호잉과 채드벨은 지난달 25일, 워윅 서폴드는 26일 각각 입국해 14일의 자가격리를 소화중이다. 이들은 입국 직후 받은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고, 자가 격리 의무대상도 아니다. 하지만 KBO리그의 안전을 위해 협조하고 있다.
호잉과 벨, 서폴드는 지난 격리 기간 동안 집 밖으로 한 걸음도 나가지 않았다. 간단한 산책조차 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철저한 '격리' 상태다. 코로나 감염 가능성은 물론 자칫 확진자의 동선에 휘말릴 경우 격리 기간이 늘어날 우려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다. 청백전 경기에도 마스크 착용을 권하는 한화답게, 외국인 선수들을 지원하는 통역 역시 선수단과 철저히 분리되어 자가 방역을 실천중이다.
한화 구단은 외국인 3인방의 컨디션 관리를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화 스프링캠프가 지난 3월 8일 끝난 이래 세 선수는 개인 훈련만 한달째 하고 있다. 스프링캠프와 입국 전 훈련을 통해 완성 단계였던 폼이 무너질 경우 시즌 준비에 어려움이 커진다. 선수들에게 운영팀이 계획한 개인 훈련 일정을 전달하고, 이를 꾸준히 점검하고 있다. 선수들의 주문에 따라 튜빙부터 밴드까지, 홈트레이닝에 필요한 각종 물품도 공급했다. 호잉은 비록 실내일지언정 스윙 연습도 거르지 않고 있다.
다행히 식사에는 큰 문제가 없다. 배달 음식은 샌드위치와 피자, 햄버거 등이 주를 이루지만, 3인방 모두 식성이 까다롭지 않아 다양한 음식을 주문한다. 때론 선수들이 직접 요리하길 원해 음식 재료를 배달시키기도 한다. 세 선수 모두 늦은 시간에도 빠르게 배달되는 한국의 배달 시스템에 여러모로 놀랐다는 후문. 한화 관계자는 "벨은 스테이크 요리 전문가다. 야채와 고기를 두루 곁들인 스테이크를 만든다. 서폴드도 스테이크를 좋아한다. 호잉은 다양한 음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타지 생활에 익숙한 선수들도 '격리'의 답답함은 어쩔 수 없다. 당초 호잉과 벨은 가족과 함께 한국에서 지낼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혼자 입국한 만큼 외로움이 더하다.
세 선수는 모두 같은 아파트 단지에 함께 있지만 만날 수 없는 상황. 전화와 메신저를 통해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회포를 풀고 있다. 통역을 비롯한 한화 관계자들과도 컨디션이나 식사, 운동 등에 대해 자주 소통하며 팀 훈련 복귀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호잉과 벨은 오는 9일, 서폴드는 10일 오전 0시 격리에서 해제된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