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큰 키에 훈훈한 얼굴로 '더 게임'을 비췄다. '내 뒤에 테리우스'에 이어 '더 게임 : 0시를 향하여'까지 한 자리씩을 꿰찬 신인 배우 이승우(25)의 발견이다.
지난달 종영한 MBC '더 게임 : 0시를 향하여'(이지효 극본, 장준호 노영섭 연출)는 이승우의 두 번째 작품이다. 앞서 '내 뒤에 테리우스'(오지영 극본, 박상훈 박상우 연출)를 통해 보여줬던 모습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더 게임' 속 고봉수는 어려서부터 영웅이 되는 꿈을 간직하고 살아왔던 강력1팀 막내형사. 멋져 보이는 영웅이 되고 싶어서 선택한 길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었던 그가 진짜 형사로 커가는 모습도 '더 게임'을 통해 담겨졌다. '더 게임'은 '웰메이드 수사극'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종영했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이승우는 "이렇게 큰 배역은 처음이었다. 처음부터 고봉수 캐릭터를 놓고 오디션을 보고 준비했다 보니 애착이 남달랐다. 이 캐릭터를 두고 오디션을 볼 때 또래 친구들도 함께 오디션을 봤어서 준비 과정을 철저하게 했었다. 고봉수라는 인물의 세계관이나 가치관은 어떻고, 습관이나 걸음걸이는 어떨지 공부했고 연습실 카메라로 찍어가며 준비했다. 너무 붙고 싶었던 마음이 컸고, 제가 됐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길에서 무작정 소리를 지르며 너무 기뻐했었다. 그만큼 책임감이 더 막중했고, 열심히 해야 했었다. 소속사에서 제작하는 작품이었던 만큼 유리한 출발선에 있었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그래서 더 철저하게 준비했다. 못하면 제가 아닌 회사가 욕을 먹는 것이 싫었다"는 마음을 털어놨다.
장준호 PD는 그런 이승우에게 "오디션장에서처럼 풋풋한 모습을 봉수로 표현해주면 좋겠다"고 했다고. 이승우는 "과하게 연기하지 말고 초년생의 모습을 유지하면 좋겠다고 해주셨다"고 말했다. 그의 모습이 예뻤기 때문일까. 현장에서 형, 누나들의 귀여움도 독차지했다. 이승우는 "(이연희 누나가) 현장에서 많이 챙겨주셔서 감사했고, 그 덕분에 더 잘 표현이 됐다"며 "제가 촬영장이 너무 어색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쭈뼛거릴 때 이연희 선배가 먼저 다가와주시고 '밥 먹었느냐'고 물어줬고, '애드리브도 나쁘지 않겠다'면서 조언을 해줬다. 큰누나처럼 챙겨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같은 소속사인 옥택연과는 '더 게임'을 통해 처음 만났다. 이승우는 "택연이 형도 잘 챙겨줬다. 제가 작품이 두 번째다 보니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어색했는데, 카메라 동선도 이해가 안되고 어색하고 그럴 때마다 '카메라 동선이 이러니까, 이렇게 연기하면 좋을 거 같다'고 조언해줬다. 밥 먹고 커피를 마실 때에도 촬영이 어땠는지, 힘든 게 없는지 계속 물어봐주셨다. 정말 촬영 현장 분위기메이커다"고 귀띔했다.
아직 두 작품밖에 임하지 않았던 신인 배우지만, 연기에 대한 마음은 '진심'이다. 이승우는 "중학교 2학년 때 드라마 '히트'를 보고 배우의 꿈을 키웠다. 익산에서부터 서울까지 오가며 연기 수업을 받았고, 방학 때는 고시원이나 이모댁에서 머물면서 수업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서울예술대학교 연기과에 입학했던 이승우는 군생활 뒤 곧바로 소지섭의 소속사인 51K의 눈에 띄며 배우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상태다. 이승우는 "'내 뒤에 테리우스'를 찍으면서 활동을 시작했고, 두 번째 작품이다 보니 아무래도 배역도 커지고 선배님, 감독님과 대화를 나눌 때 어깨너머로 들어서 대본을 보는 눈이 전보다는 조금 더 성장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작품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 보니 '이런 식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하니까 보는 눈이 성장했다. 예전에는 대사 위주로 봤다면, 조금 더 상황을 보면서 '이렇게 줘야 이렇게 받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성장'했기 때문일까. 주변에서도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이승우는 "택연이 형은 '더 게임'을 통해 만나서 많이 챙겨주셨고, 소지섭 선배도 '내 뒤에 테리우스'를 할 때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더 게임'을 하면서는 지섭 선배를 찾아 뵙지 못했지만, 주변 관계자들을 통해서 모니터링을 했다는 조언을 해주셨다. 내 대사가 아닐 때는 낯설다 보니 표정으로만 리액션을 준비했었는데, 지섭 선배가 '표정도 좋지만 연기를 행동으로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조언을 해주셨다"고 밝혔다.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이승우는 흔한 SNS도 없앤 채 열중하고 있다. 이승우는 "군대에서 2년 정도 연기를 안하니, 전역하고 나서 연기에 대한 생각이 간절해지더라. 연기도 잘하고 싶고, SNS를 운영할 여유가 없어서 탈퇴를 하게 됐다. 그때부터는 연기적인 쪽으로 생각을 더 많이 접근을 시켰고, 친구도 많이 못 만났다"고 말했다. 연기적인 욕심이 많았던 덕분일까. 또래 친구들의 연기를 많이 참고하기도 했다. 최근에 가장 열심히 본 두 작품은 '사랑의 불시착'과 '스토브리그'다. 이승우는 "또래 친구들의 연기를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며 "욕심이 많아서 이 작품 이런 캐릭터 등 다 가리지 않고 다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제가 본 드라마 속 캐릭터들 중 저에게 어떤 캐릭터가 맞고 재미있을지 경험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승우는 "매 작품마다 달라지는 배우가 되고 싶다. 시청자 분들이 드라마를 봤을 때 '이승우다'보다는 배역의 이름으로 기억해주시길 바란다. 아무래도 곧 있으면 서른이기 때문에 교복도 입고 싶고 부잣집 막내 아들도 하고 싶고, 풋풋한 학생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