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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사람이 좋다' PD "박혜경, 작지만 참 야무지고 단단한 사람…섭외 기준은 인기가 아니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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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남재륜 기자] '사람이좋다' 이지은 PD가 박혜경의 섭외 배경을 밝혔다.

31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24년차 가수 박혜경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박혜경은 비연예인 남자친구와 결혼을 전제로 1년 3개월 째 진지한 만남을 갖고 있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이날 박혜경은 '사람이 좋다'에서 남자친구와 노래를 하고 등산을 하는 달달한 러브스토리를 방송 최초로 공개했다. 남자친구는 박혜경이 가수로 다시 서게 된 결정적 응원군이었다. 박혜경은 "남자친구가 어느 날 노래를 다시 해보라고, 내가 힘이 좀 돼 주고 싶다고 하더라"며 "그래서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이지은 PD는 1일 스포츠조선에 "카메라 앞이 어색한 일반인 남자친구라, 박혜경씨가 방송을 통해 공개를 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며 "박혜경씨 촬영을 진행하던 중 남자친구의 취미활동인 직장인 밴드 촬영을 제안했고, 그 이후에 제작진과 가까워지면서 자연스럽게 두 분이 함께하는 일상 촬영을 이어가게 됐다. 방송에는 표현이 적어 다소 무뚝뚝한 사람으로 보이지만, 평소에는 여자 친구를 살갑게 챙겨주는 다정한 남자친구였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박혜경의 섭외 이유에 대해 "제작진 중에 박혜경씨의 노래를 즐겨듣는 팬이 있고, 늘 박혜경 씨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했다"며 "그러던 중 박혜경씨가 새 앨범을 준비 중이고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한동안 무대에 서지 못한 아픔이 있는 걸 알고 있기에, 이번 기회에 반가운 소식을 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섭외요청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박혜경은 우여곡절 많았던 삶을 고백했다. 과거 소속사와의 계약 분쟁 등 법정 소송을 계속 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가수로서는 사망선고나 다름없는 성대 수술도 했다. 그러나 아픈 개인사를 방송에서 털어놓는 건 쉽지 않았을 결정이었을 터. 이에 대해 이 PD는 "박혜경 씨는 워낙 솔직한 성격이라 일단 사람이 좋다 촬영을 하기로 결심한 이후로는 아픔과 상처에 대해 숨기지 않고 많은 이야기를 털어놓았다"며 "화끈하고 솔직한 주인공의 성격 덕에 촬영 분위기는 늘 화기애애한 편이었다"고 말했다.

수술 후 가수로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고 생각한 박혜경은 제2의 직업으로 플로리스트를 선택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재산은 차를 팔고 파리로 건너가 플로리스트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현재 박혜경은 꾸준히 보컬 연습을 하며 가수로 다시 나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 PD는 박혜경의 이야기로 시청자들이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그는 "'사람이 좋다'의 출연자 섭외 기준은 인기가 아니다. 그저 시청률이 잘 나올 것 같다는 이유로 대중적인 연예인을 섭외하지 않는다. 과연 이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통해서 어떤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한다"며 "박혜경 씨는 남들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고, 제자리를 찾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그녀의 이야기가 비슷한 아픔을 겪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작은 위로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PD는 박혜경을 향해 "그녀는 작지만 참 야무지고 단단한 사람"이라며 "두 분이 서로에게 위안이 되며 늘 함께하길 바라고, 음악 속에서 늘 행복한 박혜경 씨를 보고 싶다"고 애정어린 메시지를 전했다.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는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의 인생 스토리, 유명인들의 비결과 숨겨진 이야기, 자신만의 소중한 가치를 지켜가는 별난 인생들을 담은 프로그램으로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 5분에 방송된다.

남재륜 기자 sj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