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배우 김희애가 드디어 안방극장에 돌아온다. SBS '끝에서 두번째 사랑'에 이어 4년만, 2014년 JTBC '밀회'로부터는 6년만이다.
'부부의 세계'는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폭발하는 애증 속에서 죽을힘을 다해 서로의 목을 조이는 부부의 치열한 세계가 밀도 있게 그려나간다.
원작인 BBC '닥터 포스터'는 압도적인 시청률은 물론, 복수의 통쾌함을 넘어선 관계의 본질을 파고드는 이야기로 평단의 호평과 함께 방영 내내 열띤 토론이 쏟아진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던 작품이다. 원작의 작가 마이크 바틀렛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메데이아'에서 영감을 받아 '사랑'이라는 약한 고리에서 기인하는 '관계', 그리고 '부부'라는 숭고한 인연의 속성을 찾으려 했다.
모 PD는 사소한 의심에서 시작된 균열, 자신을 파괴할지라도 멈추지 않고 질주하는 감정의 파고를 힘 있게 담아내면서도 관계의 본질도 집요하게 담아낼 전망이다. 이거령 BBC 스튜디오 동북아시아 대표는 이미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 대본에 놀랐다. 특히, 한국 최고의 배우인 김희애가 재탄생 시킬 이야기에 기대가 높다"고 극찬한 바 있다.
연출을 맡은 모완일 PD조차 26일 온라인 중계된 제작발표회에서 김희애를 캐스팅한 것에 대해 "연출생활을 10년 넘게 하면서 이 직업을 하면서 가장 큰 영광중 하나가 김희애와 함께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김희애는 감정연기로는 깜짝 놀랄수 있을정도로 보여줬다. 이번 작품에서는 이정도까지 가도되나 싶을 정도였다"고 치켜세웠다.
극중 김희애는 한순간에 무너진 사랑 앞에 진실을 좇으려는 지선우 역을 연기한다. '아내의 자격'에 이어 '밀회'까지 성공시켰던 김희애는 4년만에 드라마 복귀해 예민하게 감정의 본질을 꿰뚫으면서도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산할 예정이다. 그는 이미 공개된 예고편과 사진들을 통해 클래스 다른 존재감을 입증했다.
김희애는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가정의학과 의사다. 사랑의 끝까지 가보는 역할이다. 과연 이것을 해낼수 있을까 싶을정도로 감정의 기복이 세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작을 먼저 봤는데 끊지못하게 하는 매력이 있더라. 과연 한국 드라마로 만들어질때 어떨까 궁금했다"며 "그런데 대본을 보는 순간 인간이 느끼는 감성이나 본성은 비슷하다고 하지만 한국화돼 있고 원작을 느끼지 못할정도로 편안하게 읽혀졌다"고 전했다.
김희애는 기억에 남는 6회 감정신을 떠올렸다. 그는 "사실 난 감정신이 여러번이 안된다. 감정이 돌아오기가 시간이 걸린다. 해내야한다는 생각이 들면 감정이 마른다. 그래서 첫 테이크에서 70%만 해야지 했는데 100%를 다해버렸다. 긴장해서 그랬나부다. 그런데 다음 장면에서 120%가 됐다"며 "연기생활을 오래 했는데 그런 감정을 느낀게 귀하다. 나만 해서 되는게 아니라 여러가지 조합이 맞았던 것 같다. 우리 드라마는 감정신이 많으니까 상대역도 그렇고 스태프 등 모든 분들이 상황을 좋게 해준다. 그런 경험을 맛볼수 있어서 행복했다. 꼭 그 신을 봐주셨으면 한다. 배우로서도 드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연기마스터로 꼽히는 김희애까지 감정을 주체할 수 없게 만든 '부부의 세계'는 어떤 작품일까. 6회까지 19금 판정을 받은 것에 대해 모 PD는 "폭력성이나 선정성이 아니라 리얼해서 더 자극적으로 보이고 긴장감있고 심각해보여서 19금이 됐다"고 말했다. 이같은 감정 폭발과 리얼함으로 '부부의 세계'가 또다시 김희애표 웰메이드 드라마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