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그 남자의 기억법'이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의 기억에 남는 드라마가 됐다.
18일 첫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김윤주 윤지현 극본, 오현종 이수현 연출) 1-2회에서는 과잉기억증후군을 앓고 있는 앵커 이정훈(김동욱)과 거침없는 이슈 메이커 배우 여하진(문가영)의 범상치 않은 첫 만남 과정이 촘촘하게 그려져 시선을 모았다. 이정훈은 프롬프터가 고장나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생방송을 완벽하게 해내는 강렬한 등장을 보여줬고, 여하진은 이슈가 끊이지 않는 라이징스타로 등장해 흥미를 더했다.
이날 방송에서 이정훈은 자신이 겪은 모든 과거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모습으로 시선을 모았다. 이에 그의 과거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됐고, 정신과 의사인 유성혁(김창완)과 상담하던 어린 정훈이 "엄마는 제게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다. 근데 전 엄마가 틀린 것 같다. 좋은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니까"라고 고백해 앞으로 그려질 이정훈의 고통을 암시했다
이 가운데 이정훈의 기억에는 첫사랑 정서연(이주빈)이 있었다. 이정훈은 시시때때로 정서연에 관한 기억을 떠올리고 있었고, 첫 만남, 갈대밭 데이트, 첫키스라는 좋은 추억도 있었지만, 그의 충격적인 죽음까지 생생하게 기억하며 괴로움을 드러냈다. 빌딩 난간에서 누군가에게 위협을 당하던 정서연이 추락해 피가 낭자해진 모습, 그리고 차 안에서 이를 목격한 이정훈의 모습이 차례로 공개되며 과거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됐다.
현실에 충실하는 라이징 스타 여하진의 모습은 이정훈과 정반대였다. 톱배우와 최정상 아이돌 사이 양다리 스캔들에도 "뭐 어쩌겠냐. 이미 기사는 났는데"라는 대책 없는 쿨한 성격을 드러낸 여하진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고, 열애 상대 팬들의 아우성에 SNS로 해명을 하는 등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데 솔직하고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뉴스 생방송을 통해 이뤄졌다. 여하진이 영화 홍보를 위해 이정훈의 뉴스라이브 초대석에 앉은 것. 두 사람은 시작부터 아슬아슬한 텐션으로 줄타기를했다. 여하진이 생방송 전 긴장을 풀기 위해 위스키를 탄 커피를 이정훈에게 실수로 건네는가 하면, 이정훈의 넥타이를 두고 뉴스 생방송 직전 실랑이를 하는 등 심상치 않은 만남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생방송이 시작된 후에는 방송사고 위기까지 이어졌다. 이정훈은 공격적인 질문으로 여하진을 몰아세웠고, 날카로운 질문 속에서 여하진은 "복잡한 이유나 계산에 상관 없이 그냥 단순하게 다섯이나 여섯까지만 세면서 살고 싶다"고 소신을 전했다. 그러나 여하진은 한 마디에 이정훈이 또 다시 정서연이라는 기억 속에 빨려간 듯 정신을 놓아버려 보는 이들을 숨죽이게 했다. 과거 정서연 또한 "난 복잡한 거 싫어. 그냥 다섯이나 여섯까지만 세고 살 거야. 내가 좋아하는 말이니까 꼭 기억하고 있어야지"라는 말을 이정훈에게 했던 것. 이때 여하진이 다가서자 정신을 차린 이정훈이 여하진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봐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대상배우 김동욱의 귀환을 알린 '그 남자의 기억법'은 "전개가 빨라 60분이 짧게 느껴질 것"이라던 그의 말처럼 '시간순삭' 드라마로 시청자들 기억에 남았다. 특히 첫 방송부터 4.5%라는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하며 수목드라마 1위에 등극, 김동욱이 '대상을 증명'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졌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