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토론토 블루제이스 에이스가 토론토로 갈 수 없는 상황.
미국 매체도 이 기막힌 현실을 언급하고 나섰다.
'12up'은 19일(한국시각) '토론토 투수 류현진이 한국인이란 이유로 캐나다로 돌아갈 수 없다'는 기사를 실었다. 오갈 데 없이 토론토 스프링 트레이닝 장소였던 플로리다 더니든에 머물고 있는 류현진의 딱한 상황을 집중 조명했다.
매체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은 많은 사람들에게 해답 없는 질문을 던졌다. MLB 역시 갑작스레 오갈 데 없어진 선수들을 남겼다'며 류현진을 언급했다.
황당한 사태는 갑작스레 시작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시범경기가 전격 취소되고, 개막이 연기되면서 선수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기약 없이 더 이상 캠프를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감염 예방 등 안전문제도 고려됐다.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 18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권고에 따라 시즌 개막을 8주 후로 미뤘다. 이에 따라 각 구단은 선수들에게 자유로운 거취 선택권을 부여했다.
뜻밖의 휴가에 집으로 돌아간 미국 선수들은 모처럼 가족과 단란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 FA 최대어 게릿 콜(뉴욕 양키스) 아내는 SNS를 통해 남편의 낚시하는 장면을 올렸다. 콜의 아내는 '격리활동(quarantineactivites)'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문제는 외국 국적의 선수들이다. 세계 각국에서 야구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 모여드는 메이저리그. 외국 국적자가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나마 미국과 가깝고 외국 국적자 중 다수를 차지하는 중남미 선수들 중 자국 내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하지 않은 나라는 괜찮은 편이다. 문제는 류현진 처럼 코로나19가 심각한 국적자다.
시차 적응이 필요할 정도로 물리적으로 먼 것도 문제지만 자칫 한국에 갔다가 미국조차 다시 못 들어올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 될 수 있다. 있는 그대로 플로리다에 머물고 있는 이유다.
다행인 점은 더니든 캠프가 페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매체도 '다행히 MLB는 민감한 상황임을 인지하고 각 구단의 캠프 시설 폐쇄를 의무화 하지 않았다'며 '류현진을 비롯한 많은 선수들이 오갈 데 없이 입국 제한이 풀릴 날 만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에이스마저 갈 수 없는 캐나다. 코로나19 사태가 만들어낸 웃지 못할 풍경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