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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여포'김태환 "시즌권 완판남? 올핸 마지막에 팬들과 함께 웃을것"[진심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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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울산 여포' 김태환(31)은 2020시즌 울산 현대가 공인한 최고 인기남이다.

새 시즌을 앞두고 울산은 '시즌권 선수카드 패키지 한정판 50세트'를 발매했다. 울산을 대표하는 스타 박주호, 비욘 존슨, 김인성, 김태환, 정승현 등 5명중 한 선수를 선택할 수 있는 30만 원 상당의 패키지로, 선수카드 디자인 시즌권, 선수마킹 유니폼, 시즌권 케이스, 선수카드북, 선수등신대, 데스크 패드, 특석 교환권 1매, 울산 현대 상품권 5만원권이 몽땅 들어 있는 '최강 구성'의 푸짐한 세트다. 발매 이틀만에 매진된 시즌권 패키지,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팔린 이름은 울산이 사랑하는 파이터 풀백 '김태환'이었다. 50세트 중 절반이 넘는 26세트에 김태환의 이름과 사진이 새겨졌다. 코로나19 창궐로 리그 개막이 4월로 미뤄진 상황, 팬들과의 접점을 고심하던 울산 구단은 '완판남' 김태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팬 소통을 위해 구단 차원에서 시작한 '쉬면 뭐하니?' 영상 콘텐츠의 첫 주인공으로 낙점됐다. 김태환은 자신을 선택한 팬 26명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었다. 신분을 숨긴 채 "울산 현대 구단인데요, 제일 좋아하는 선수가 누구예요?"라고 질문했다. "김태환이요!" 기다렸던 대답엔 흘러나오는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뜬금없이 '김태환 삼행시'를 요청하기도 하고 "김태환이 왜 좋아요"라고 물으며 팬과의 대화를 이어갔다. "근데요, 제가 김태환이에요"라는 뒤늦은 고백에 팬들은 일제히 "이게 웬일"이냐며 열광했다.

17일 김태환에게 '시즌권 패키지' 판매율 1위 등극 소감을 물었다. "영광스럽다. 그 소식을 듣는 순간 정말 기분이 좋았다"며 활짝 웃었다. "새로 온 쟁쟁한 선수도 많고, 기존에 좋은 선수들도 정말 많은데 팬들께서 많이 생각해주신 것 같다. 감사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울산 팬들은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매경기 몸과 마음을 다해 매순간 '치고 달리는' 김태환을 사랑한다. 리그 최강 공격수 로페즈를 지구 끝까지 쫓아가는 '거머리' 수비, 선후배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라치면 가장 먼저 달려들어 물불 가리지 않는 투사, 경기 후 팬서비스 때면 누구보다 따뜻한 '반전남' 김태환은 김도훈 감독, 팬, 동료들이 가장 믿고 의지하는 선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훈훈한(?) 소통에 몸 사리지 않아 '인스타 여포'라는 별명도 얻었다. 삼국지에서 가장 용맹한 장수인 '여포'라는 별명은 김태환의 투사 캐릭터와 은근 어울린다. 김태환은 "'여포'라는 말이 기분 나쁘거나 그런 건 없다. 친근한 별명이고, 팬들의 관심이라 생각한다"며 웃었다. 새시즌 오른쪽 측면 지분을 함께 나눠온 절친 김보경이 전북으로 떠났다. 동료에서 적수로 만나게 됐다. "둘이 정말 잘 맞았는데 헤어지게돼 아쉽다"는 진심을 전했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에 양보란 없다. 심지어 '여포' 김태환이다. "김보경의 "울산전에선 김태환을 피해다닐 것"이라는 농담에 김태환 역시 "나도 내쪽으로 안온다면 굳이 잡으러가진 않겠다. 오면 뭐…"라며 웃었다. 경기장에선 당연히 잡아야 한다"며 눈을 빛냈다.

FC서울, 성남 일화, 상주 상무에서도 김태환은 늘 열혈 투사였지만 울산 현대에선 다르다. 김태환은 "다른 구단에서도 늘 최선을 다해 뛰었다. 그런데 울산에 더 애착이 가는 이유는 상주 상무를 다녀온 후부터"라고 마음을 털어놨다. "울산 팬들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됐다. 제대하고 돌아가면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지금은 울산이 나를 좋아하는 것보다 내가 울산을 더 좋아하는 것같다. 그리고 그 마음을 팬들이 알아주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울산' 하면 '김태환'이 떠오를 수 있도록 팀과 팬들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선수들도 팬들도 오매불망 기다리는 개막, 김태환은 자신의 시즌권을 구매한 26명의 '찐'팬들과 그라운드에서 단체 기념사진을 찍을 날을 꿈꾸고 있다.

올시즌 목표 역시 팬들을 향했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팬들과 통화를 하는데 많은 분들이 마지막 경기 때 눈물이 났다는 말씀을 하셨다. 올해는 꼭 같이 웃었으면 좋겠다. 아니 웃게 해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올시즌 마지막 경기에선 팬들과 함께 활짝 웃으면서 해피엔딩을 맞고 싶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