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한화 이글스 외야 한 자리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KBO리그 개막이 연기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한화 외야는 이용규와 제라드 호잉이 모두 이탈하면서 무주공산이었다. 지난해 한화가 정규리그 9위로 내려앉은 가장 큰 약점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던 유망주들이 경험을 쌓는 계기가 됐다. 덕분에 두 선수가 모두 복귀한 올시즌에는 외야진이 양적으로 두터워졌다.
현재 한화 외야 두 자리는 호잉과 이용규로 사실상 확정된 상황. 남은 좌익수 한 자리를 다투는 후보군은 장진혁과 정진호, 김문호로 좁혀진 분위기다. 이들은 스프링 2차 캠프에서 LA 다저스, 밀워키 브루어스 등과 맞붙었던 6번의 연습경기에도 꾸준히 모습을 보이며 기량을 점검했다.
이들의 경쟁에선 장진혁과 정진호가 앞서나갔다. 장진혁은 연습경기에서 13타수 7안타를 때려내며 작년 후반기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정진호도 16타수 6안타로 호조였다. 반면 김문호는 1루수 역할을 겸하며 넓은 활용폭을 보여줬지만, 수비 부담 때문인지 14타수 1안타로 부진했다.
세 선수는 17일 청백전에도 나란히 주전 외야수로 출전, 모두 안타와 타점을 올리며 날이 선 방망이를 과시했다. 김문호는 4타수 2안타 1타점, 정진호는 3타수 2안타 1타점, 장진혁은 3타수 1안타 1타점을 각각 기록해 한용덕 감독을 흡족케 했다.
정진호는 지난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에 합류했다. 오랫동안 두산 베어스의 든든한 백업으로 활동해온 선수다. 단 한번도 풀타임 주전 기회를 받은 해가 없어 간절함이 크다. 김문호 역시 롯데 자이언츠에서 방출된 서러움을 딛고 새 출발을 준비했다.
장진혁은 지난해 113경기, 349타석에 출전하며 급속도로 성장, 올시즌 팬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수비에서는 외야 세 포지션 모두를 잘 소화했고, 타율 2할5푼4리 OPS(출루율+장타율) .666의 성적도 풀타임 첫 시즌임을 감안하면 아쉽지만 무난했다. 도루 13개를 기록한 주력도 눈에 띈다.
여기에 베테랑 최진행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최진행은 이날 이태양을 상대로 때려낸 2점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한화는 지난해 팀홈런 8위(88개)에 그칠 만큼 홈런이 귀한 팀이다. 게다가 장타력은 장진혁과 정진호, 김문호 모두 갖지 못한 부분이다. 최진행의 '한방' 임팩트가 큰 이유다.
한용덕 감독은 리그 개막이 늦어짐에 따라 주전 확정을 미루고 선수들의 경쟁을 독려하고 있다. 한화는 3월 중 3번의 청백전을 추가로 치르며 실전 감각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